▲29일 '거미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임수정, 송강호, 김지운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29일 '거미집'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임수정, 송강호, 김지운 감독(사진 왼쪽부터). ⓒ심우진 기자

 

김지운 감독 “딕션 장인 모았다...앙상블 코미디의 재미 확인”

29일 제작보고회 개최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제작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배우가 참석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했다.

김지운 감독은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에 대해 “거미집 원작을 보고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앙상블 코미디다. 앙상블 코미디가 이렇게 재미있구나하는 그런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티키타카 대사가 난무한다. 그래서 대사를 가지고 잘 놀고 잘 다룰 줄 아는 배우를 섭외하려고 했다. 딕션이 좋은 배우, 딕션의 천재, 딕션의 장인들을 모셔오려 했다”며 “독특하고 새로운 재미, 앙상블 코미디를 한국에서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의도와 생각을 가졌다. 그것이 잘 표현된 것 같고 새로운 소재, 색다른 재미, 즐거움을 주면서 인간 욕망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이야기와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제일 중요했다. 배우 섭외가 제 미션 중에 가장 큰 것이었다. 앙상블 코미디의 배우들 위력을 볼 수 있는 영화다”라고 밝혔다.

송강호는 ”제가 맡은 김열 감독은 악평에 시달리는 감독이다. 이틀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나올 것이라는 집착으로 악조건을 딛고 거미집을 재촬영한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함께 한 배우분들의 팬이었고 같이 연기할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다. 처음 만났을 때 설렜다. 촬영장 정자에서 쉬면서 전여빈 배우와 20년 전 앙상블이 아주 좋았던 영화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 이야기를 했다. 그전에 감독님과 했던 ‘반칙왕’, ‘조용한 가족’을 하실 때 허를 찌르는 놀라운 감각적 스타일을 그대로 받아서 그 영화들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쾌감이 있다. 그 느낌을 ‘거미집’ 촬영하면서 똑같이 느낀다고 이야기했었다“고 전했다.

임수정은 ”공장 사장 강호세의 부인 이민자 역이다. 원래 남편 외도에도 순종적인 아내인데 바뀐 시나리오에서 완전히 변한다. 주체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화가 두드러진다. 김지운 감독님이 베테랑 여배우 역을 주셨기 때문에 베테랑 배우답게 연기했다“고 극중 인물을 소개했다. 이어 ”저에게 이런 영화 구성은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영화 안팎에서 훌륭한 배우분들과 연기 호흡에 큰 고민없이 즐겁게 놀면서 정말 재미있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정세는 ”제가 맡은 바람둥이 캐릭터는 강호세는 자나치게 사랑이 많은 캐릭터다. 혼나야 되는 캐릭터라 극중에서 어떻게 하면 잘 혼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캐릭터에 대한 재미보다 현장에 대한 재미가 더 컸다. 각자 여러 가지 진한 색깔의 캐릭터가 많다. 호세도 색깔이 강한데 놀이터 안에서 놀고 있다는 게 훨씬 기억에 남는 영화“라고 밝혔다.

▲29일 진행된  '거미집' 제작보고회 전경. ⓒ심우진 기자
▲29일 진행된 '거미집' 제작보고회 전경. ⓒ심우진 기자

전여빈은 ”신미도는 극 안에서 1970년 당시 가장 잘나가는 신성필름 후계자다. 스태프 역할이고 유일하게 김열 감독을 지지하고 믿고 그를 위해 달려나가는 인물이다. 근데 달려가는 모양새가 쭉 뻗은 길이 아니다. 갈지자를 그리면서 에너지를 다 쏟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미도가 가지고 있는 마음, 그 에너지가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에너지는 선배님과 주고 받는 연기 호흡에서 느껴질 수 있는 긴박함, 충돌에서 낼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제 몸안에 모든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꺼내보자, 미도라는 사람이 되었으니 그냥 마구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정수정은 ”한유림은 70년대 라이징 스타다. 여우 같고 징징거리는 것 같지만 소녀 같은 면도 있고 자기 할일은 하는 책임감 있는 인물이다. 모든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점을 보는 재미가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연기할 때 70년대 말투를 해야한다는 걸 몰랐다. 감독님과 1대1 리딩을 하는데 갑자기 70년대 말투로 해주시더라, 연습 열심히 하고 그 시대 영화나 클립을 보면서 말투와 분위기를 따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수정은 임수정을 영화에서 만난 느낌에 대해 ”사석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언젠가 같이 작품을 했으면 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바로 다음해에 하게 돼서 너무 신기했다. 현장에서 편하고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수정은 ”음악활동할 때 팬으로 보고 있었다. 연기도 잘 하더라. 그래서 내심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였다. ‘거미집’으로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거라고는 상상 못했다. 현장에서 대립되는 인물이지만 저희끼리는 놀듯이 함께 했다“고 전했다.

정수정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누구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다. 걱정하면서 했는데 처음부터 편하게 연기 할 수 있게 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반전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송강호는 ”정수정은 가수 출신 느낌이 안들고 배우로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배우 같다. 한국 영화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오정세는 송강호와의 만남에 대해 ”예전에 제가 단역이고 선배님이 주인공이 영화에서 긴장하면서 연기했다. 선배님이 나중에 감독님께 저 친구 어디서 데려왔냐고 물어봐주셨다고 해주셔서 촬영 끝나고 집에 돌아가면서 배가 불렀었다“고 밝혔다. 이에 송강호는 ”그 작품이 ‘우아한 세계’다. 너무 잘해서 감독님께 물어봤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장면이 다 편집됐다. 기억에서 잊혀졌었는데 ‘거미집’을 하면서 다시 살아났다“고 과거 인연을 밝혔다.

ⓒ심우진 기자
ⓒ심우진 기자

송강호 배우는 김지운 감독에 대해 ”장르적 변주 갈증을 풀어주신 분이다. 감독님을 통해 영화의 문법, 창의력을 즐기고 놀라워했던 27년 세월이다. 초창기 ‘조용한 가족’, ‘반칙왕’의 독보적 감각과 창의력을 닮은 게 ‘거미집’이다. 그래서 너무 반갑다“며 ”김지운 감독은 저에게 거미집이다. 헤어나올 수 없는 욕망의 덩어리“라고 말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대체불가한 유일무이한 배우다. 영화가 완결 느낌이 안들 때 송강호 배우 클로즈업 하나를 찍어 붙여놓으면 완성된다. 정말 굉장히 위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다. 제게 송강호는 구세주다“라고 극찬했다.

임수정은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감독님의 ‘장화홍련’이 개봉한지 올해로 20주년이다.  저를 존재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 그렇게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 명의 배우로 함께 하고 싶었다. ‘거미집’으로 함께 할 수 있어 올해는 특별한 해다. 20년이 지나 베테랑 배우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작업해서 즐거웠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임수정 배우에 대해 ”오디션으로 주인공 발탁을 했을 때 원석을 발견한 느낌이 강하게 든 건 그 뒤에 훨씬 더 좋은 연기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국 최고의 배우로 거듭 변모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어 흐뭇했다. 언젠가 다시 작업하고 싶었는데 20년 만에 ‘거미집’으로 다시 만났다. 베테랑 연기자가 필요했는데 베테랑이 되어있는 수정 씨를 발견해서 이렇게 두 번 발견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심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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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은 음악 요소에 대해 ”70년대 히트곡들 중에 좋아했던 곡을 선별했다. 모던락을 도입했던 신중현 사단의 김추자, 장현 선생님의 베스트 곡이 나온다. 사랑과 평화의 ‘한동안 뜸 했었지’도 나온다. 70년대의 신나고 경쾌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영화 속에서 잘 녹여내는 곡들을 선정했다. 고전명곡과 프랑스곡도 있다.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언밸런스하게 나온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국영화시장 상황 속에서 개봉하는 소감을 묻자 ”팬데믹 이후 성찰적인 면에서 도대체 영화란 무엇인가 다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계기도 만들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거미집’을 만들면서 식상한 소재, 어디서 본 것 같은 얘기 말고 과감하고 새로운 재미, 색다른 맛, 마치 특별한 파티 같은 영화를 만들어서 다시 한번 호황이었던 시절 영화의 생김새로 관객 호응을 이끌어낼 것을 생각하며 만들었다. 관객분들게 새로운 영화의 재미를 부여하는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바른손이앤에이
ⓒ바른손이앤에이

영화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과 함께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로 오는 추석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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