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 등 부담에 '고심'
[SRT(에스알 타임스) 김건 기자] 정부가 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 결정에 고심하고 있다. 세수 감소가 지속되고 전년 대비 에너지 가격 감소 등으로 인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할 명분은 커졌지만 최근 국제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부담이 있어서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달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발표한다.
앞서 정부는 4월 말로 끝내려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31일까지 4개월 연장한 바 있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 등을 통해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37% 각각 인하됐다. 이 조치가 내달 종료됨에 따라 정부는 내달 중순까지는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에너지 물가 부담은 유류세 추가 인하가 결정된 지난해 대비 대폭 완화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25.4% 하락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경유는 32.5% 줄었으며 휘발유와 자동차용 LPG는 각각 23.8%, 15.3% 하락했다.
전국 주유소 가격 기준 지난해 리터(L)당 2,000원을 웃돌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최근 각각 1,500원, 1,400원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했으며 지난해 5월 30%, 같은 해 7월 37%까지 인하했다. 올해부턴 휘발유에 대해 인하 폭을 25%로 축소했으며 지난 4월에는 세율 조정 없이 인하 조치를 4개월 더 연장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어려운 재정 여건보다 민생 부담을 우선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5월까지의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5월 이후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징수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 400조5,000억원 보다 41조원 부족하다.
사실상 '세수 펑크'가 예고된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은 정부 입장에서 재정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인 점도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58달러로 마감했으며 지난 4월 18일(80.86달러)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도 3개월 만에 84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599.3원, 경유 판매 가격은 1,411.8원으로 3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