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구직면접에서 정치검증을 왜? "사생활 침해다"

[SR타임스 조인숙 기자]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당과 후보를 지지하느냐? 그게 옳다고 생각하느냐? 왜 그런 사람을 지지하느냐?"

구직자 10명 중 4명은 면접에서 정치 성향에 관한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대표 이광석)가 최근 구직경험이 있는 회원 346명을 대상으로 ‘면접 중 정치성향검증 질문 경험’ 설문조사를 조사한 결과라고 12일 밝혔다.

최근 1년간 치뤄진 면접에서 정치성향을 묻거나 유사한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41%가 ‘그렇다’고 답했다.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유형도 각양각색이며 이 가운데 도를 넘는 수준도 상당했다.  ‘지난 투표시 지지후보(28%)’를 가장 많이 꼽았고, ‘정치(진보 보수)성향(26%)’, ‘지지정당(9%)’,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9%)’,  ‘출신지역 관련 질문(5%)’ 등의 순이었다. 

실제 구직자들이 받았던 정치 성향 질문을 살펴보면 ‘대통령 담화문 발표’, ‘촛불집회’, ‘국정교과서’, ‘남북전쟁’, ‘밀양송전탑’ ‘위안부 합의’ 등 정치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거나 지지정당 혹은 지지후보 등 사적인 부분을 물어보기도 했다.

또 기업별로는 중소기업(36%), 중견기업(32%), 대기업(19%), 공공기관(10%) 순으로 정치 관련 질문을 한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구직자 10명 중 5명 이상(57%)은 ‘혹시라도 떨어질까 봐 불쾌한 마음을 숨긴다고 답했다.

‘일단 면접을 마무리한 뒤 게시판, 취업커뮤니티등에 털어놓는다(11%)’,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되묻는다’(8%), ‘노코멘트(8%)’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다는 응답자는 8%였다. 이들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정치인 성향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불쾌하더라도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70%는 해당 기업에 대해 지원의사가 바뀌거나 최종 합격하면 입사여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직자 62%는 정치 성향 답변이 최종합격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지원자의 정치성향을 묻는 주된 의도에 대해 ‘정치성향 검증차원(31%) 혹은 ‘면접관의 개인적 관심사(26%)’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구직자의 정치 성향을 검증하는 것은 직무와는 상관없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이에 대한 기업들의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