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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권 칼럼] 서러운 120만 점의 여린 ’숨결‘…동화작가로 나선 최민호 시장
  • 서중권 기자
  • 승인 2022.11.28 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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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1월 첫눈이 내린 강추위 속에서 폐기물 더미에 묻힌 일기장을 찾는 학생들. “단 한 장의 일기장이라도…”, LH의 강제철거 당시의 비참한 현장 모습. ⓒ서중권 기자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포크레인과 대형트럭 중장비를 동원한 철거반이 세종시 금남면 ‘사랑의 일기연수원(구 금남초)’에 들이닥쳤다. 꼭 6년 전인 2016년 11월 3일 새벽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수원이 세종신도시(행복도시) 건설 개발 내에 있다는 이유로 강제철거에 나선 것이다.

군사작전처럼 들이닥친 이들은 연수원 본 건물을 형체도 없이 해체했다. 불과 수 시간 만에 무참하게 철거된 일기연수원. 세계 유일 기록문화의 산실인 ‘사랑의 일기연수원’은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시 연수원 측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펑펑 울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에 극단적인 사태로 번졌던 비극의 현장. 이때 공권력 앞에 처참하게 짓밟힌 일기장 등 기록문화가 매몰됐거나 훼손됐다.

이 기록물에는 백범 김구 선생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일대기를 담은 일기장 등 우리나라 정·재계, 스포츠 등 유명인사들의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꿈’이 깃든 생활일기 120만 점등 30년을 보관해온 일기박물관이다.

이렇게 LH의 공권력에 사라진 연수원은 ‘사랑의 일기 큰잔치’로 강제철거의 아픔을 딛고 뿌리를 뻗어 내렸다. 매년 열린 ‘사랑의 일기대회’는 학생들의 체험과 경연대회를 치르며 인성교육의 현장으로 ‘아픈 꽃’을 피우는 큰잔치가 됐다.

하지만 사랑의 일기는 또 한 번의 공권력에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가 주최하는 일기 큰잔치에 시장상이 빠지면서, 세종시의 경우 학생 공모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이 시장상 수여를 거부하는 등 비협조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장상 수상자 없이 대회를 진행할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이에 세종시 학생들은 타 지자체 공모자들보다 장관상이나 총리 등 대통령상까지 불이익을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LH의 강제철거 아픔과 LH의 편에선 듯한 이춘희 전 시장의 갖은 훼방으로 인해 마음고생 했다”는 것이 인추협 고진광 이사장의 회고다.

이 같은 비통함 속에 일기연수원에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올해부터 최민호 시장의 시장상이 수여되는 기쁨을 맞았다. 최 시장이 흔쾌히 수락한 덕에 “완전한 시상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한 고진광 이사장.

인추협은 지난 12일 비대면 방식으로 ‘2022 사랑의 일기 큰잔치 세계대회’를 개최했다.

교육부, 통일부 등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굴지의 많은 언론사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187개 초중고 및 대학교와 미국, 필리핀 등 해외에서 5,000여 명의 학생이 응모했다. 6년 만에 세종시장 수상자 3명이 탄생했다.

그동안 흙더미 속에 파묻혀 눈비 맞아 서럽던 120만 점의 여린 숨결이 보듬는 손길에 닿았다, 공권력에 짓밟혔던 고사리 숨결이 새로운 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6일 열린 '문화가  익는 토크쇼', 작가 최민호 시장이 직접 쓴  동화이야기책을 주제로 했다.

문화살롱 석가헌(대표 서만철)이 지난 26일 조치원 아트센터에서 ‘문화가 익는 토크쇼’를 열었다. 이날 강연에는 최민호 시장이 동화작가로 변신해서 무대에 섰다.

‘어른이 되었어도 너는 내 딸이니까’는 작가 최민호가 ’미노스‘라는 필명으로 6년 전 출판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가족동화다.

최 작가는 “가슴이 따뜻해지고 어른의 세계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는 것이 책 집필 동기다.

군사작전처럼 벌인 LH의 ’사랑의 일기연수원‘ 강제철거와 이춘희 전 시장의 박해와 훼방 등 공권력이 ’인성교육 산실‘을 짓밟을 그즈음.

“동화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아이들 교육을 위한 일이라면 모든 거를 기꺼이 내놓겠다"는 하나의 작가, 참 가슴 따뜻한 그가 최 시장이다.

6년 전 같은 하늘 같은 공간, 세종시에서 벌어진 극과 극의 두 장면이 오버랩되는 가을의 끝자락. 120만 점의 여린 숨결이 결코, 잠들 수 없는 연유다.

서중권 기자  sjg01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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