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세종시 ‘빚더미 곳간’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세종시의 ‘재정건전성’ 허구가 또 한 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춘희 전 시장이 지난 8년 동안 포장했던 ‘건전재정’과는 180도 다른 재정환경이다. 최악의 재정상태를 맞았다.

시의 이 같은 ‘빚더미 곳간’은 최민호 시장의 ‘미래전략수도 세종’을 선포한 시정 4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만천하에 드러난 빚더미 세종, 고민은 깊어 갈 수밖에 없다.

시 부채는 이 전 시장 3기인 2020년도 2,801억 원에서 1년 뒤인 2021년 3,731억으로 930억 원이 늘어났다. 빚 가운데 지역개발 채권이 231억 원 늘었다. 더구나 이자가 비싼 은행 차입금은 699억 원 늘어났다.

올해의 채무 현황은 4,450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 작년보다 749억 늘어난 빚더미다. 해마다 시의 빚은 700억 원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더 심각한 것은 당시 이춘희 전 시장을 중심으로 한 간부들 누구 하나 ‘건전재정 허구’를 간과하지 못한 오류다.

결국, 민의의 심판으로 수장이 바뀐 지 100일 즈음, 이 전 시장의 오만과 오류가 빚은 재정상태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세종시 의회 제78회 정례회 행정감사에서 최악의 빚더미를 40만 세종시민에게 떠안긴 사례가 지적됐다.

행복위 행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미전 의원이 재정문제를 거론했다. 여 의원은 2020년 1,523억, 2021년 1,348억의 초과 세입금이 발생했는데도 지방채무가 698억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지방채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차후 133억이 발생할 것에 대해 질책했다.

여 의원은 “세종시가 순세계 잉여금(결산상 잉여금)이 1,000억대 이상이 발생하면서도 동시에 채권을 발생했다는 것은 지방재정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김광운 의원은 산건위 행정감사에서 경제산업국의 2021년도 21개 사업 중 10개 사업이 집행 금액 없이 잔액 전액이 이월된 부분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2년 안에 못 할 예산은 애초에 세우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까닭은 집행부에서 철저한 검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최근 진행된 행정감사의 두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그동안 흥청망청한 예산과 전시행정, 치적 쌓기 행정 등 ‘빚더미’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되돌아보면, 민선 2∼3기 초반까지 세종시는 아파트분양 열기와 부동산 취득세 등 세(稅) 수원은 타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샀다. 흘러넘친 시 곳간은 어느새 텅 비어가고, 해마다 수백억씩 늘어난 빚더미는 이제 천문학적 수준으로 육박했다.

뒤늦게 세수입 마련을 위해 교육의 청정도시 세종시에 화상 경마장 도박장까지 끌어들이려는 모험까지 했을까. 시 행정의 낮 뜨거운 면모를 드러낸 사례다.

여기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넘겨받은 공공시설물 유지·보수비는 매년 1,000억 원대다.

시민들은 ‘빚더미’ 해결사로 최민호 시장을 선택했다. 시민들이 떠안을 빚더미뿐만 아니다. 쪼그라들고 위축돼 불안한 40만 시민의 미래를 맡긴 것이다.

최 시장은 불과 100여 일도 채 안된 시점에서 KT&G 대기업과 유망기업 13곳 6,000억 원의 투자유치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부채 차입금 중 은행 빚 300억 원을 갚기로 하는 등 경제살리기에 고삐를 쥐고 있다.

세종 경제의 한 축인 이준배 경제부시장은 경제인들과 폭넓은 교류로 기업유치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관내자영업자·소상공인 등과 자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 다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신으로 최 시장을 돕고 있다.

지난 8년의 세월, 기형적 재정상태를 바로잡는 데는 기존의 썩은 관행, 부조리, ‘복지부동’ 등 뿌리째 뽑아야 하는 등 많은 난제가 똬리를 틀고 있을 법하다.

하지만 최민호는 이춘희의 강을 건너야 한다. 그것이 세종시 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다. 경계에 머무를 시 세종시의 미래는 없다.

최 시장이 건너야 할 강, 40만 시민들의 에너지가 결집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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