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4시34분에 사무실 비우고 거리에서 시위

[SR타임스 김소정 기자] 프랑스 여성들이 남녀 임금차별에 항의하는 조기 퇴근과 시위를 시작했다. 프랑스 직장근로자들은 7일(현지시간) 오후 4시 34분 사무실에서 나와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등에 모여 "남녀 동등 임금"을 외쳤다.

7일 오후 4시34분에 사무실을 나오는 이유를 여성인권단체 Les Glorieuses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과 같은 임금을 받는다면 그 시간 이후부터는 근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은 가사노동과 같은 무급노동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직 여성각료들도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로랑스 로시뇰 장관은  “우리 여성 직원이 조기 퇴근을 해도 상관없다. 이처럼 여성들이 항의할 때 보이지 않는 차별이 가시화되는 것”이라며 지지를 표명했고, 교육부 장관 나잣 벨카셈도 “여성들의 조기 퇴근 캠페인을 지지한다. 동등한 임금을 위한 투쟁은 모든 사회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2014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15% 가량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Les Glorieuses에 따르면 여성들은 연간 38.2일을 무급으로 근무하는 셈이다. 이를 1년을 기준으로 날짜로 환산하면 11월 7일 오후 4시 34분부터가 된다.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프랑스 여성 근로자들은 이 시각부터 조기 퇴근을 한 후 인증 사진을 찍어 SNS에 게재하는 등 ‘#7novembre16h34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아이슬란드 여성들의 동등 임금 시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난 10월 24일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오후 2시 38분에 직장과 학교를 비우고 거리로 나와 동등 임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이슬란드는 남녀의 임금 격차가 14%로 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라이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여성들은 매일 2시 38분 이후 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그동안 임금 격차에 따른  여성의 ‘무급 근무 시간’을 2005년 2시 8분부터, 2008년 2시 25분부터로 점차 줄여왔지만 이 속도라면 완전 해소에 52년이 걸린다고 현지 통신인 그레이프바인은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남녀의 임금격차는 36.7%로 프랑스의 두배가 넘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2016 세계 성 격차(Global Gender Gap Report 2016)'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44개국 가운데 116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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