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한 송현동 부지 ⓒ네이버 지도
▲대한항공이 서울시에 매각하기로 한 송현동 부지 ⓒ네이버 지도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1만1000평 규모 송현동 48-9번지 부지를 사들여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고 이건희 회장이 소유한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건과 박수근·김환기와 모네·호안미로 등 국내외 작가 미술품을 포함해 총 2만3000여점이 미술관·박물관에 기증됐다. 

그러면서 이 회장 콜렉션과 과거 송현동 부지에 지으려던 미술관 계획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한남동에 있는 '리움'이 원래는 이 자리에 들어설 뻔 했다.

해방 후 미국 대사관이 직원 숙소를 지었던 송현동 부지는 1997년 삼성생명에 매각됐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여기에 현대미술관(Museum of Art)을 짓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공모를 거쳐 프랭크 게리의 설계가 채택됐다. 철근 콘크리트 프레임에, 스텐리스강 시트와 유리를 사용한 건물이었다.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2배 규모다.

▲송현동 부지 ⓒ서울시
▲송현동 부지 ⓒ서울시

하지만 IMF 외환위기가 몰아쳤다. 그러면서 매입 계약을 취소하는 일까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미술관 건설은 추진되지 못했다. 개발되지 못하고 남아있던 이 땅은 2008년, 호텔을 지으려던 대한항공에 팔렸다.

▲삼성미술관 설계 ⓒ프랭크 게리 작품집
▲삼성미술관 설계 ⓒ프랭크 게리 작품집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웹사이트 캡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웹사이트 캡쳐
▲춤추는 빌딩 ⓒ웹사이트 캡쳐
▲춤추는 빌딩 ⓒ웹사이트 캡쳐

프랭크 게리가 공개한 설계도를 보면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과 상당히 닮았다. 티타늄 갑옷을 입은 것 같은 독특한 외관은 프랭크 게리를 건축계 스타로 만들었다.

폐광 도시로 몰락의 길을 걷던 빌바오를 세계적인 예술 도시가 됐다. 프랭크 게리는 이후 페이스북 사옥, 체코 프라하의 '춤추는 빌딩' 등 작품을 만들었다. 송현동 버전 리움도 계획대로 지어졌다면 세계적인 건축 명소가 됐을 것이다.

이후 2004년 삼성문화재단은 한남동에 리움 미술관을 짓는다. 그러면서 새롭게 설계를 진행했다. 리움 건물은 3동으로, 마리오 보타, 장 누벨, 렘 콜하스가 설계했다.

▲한남동 리움 ⓒ삼성
▲한남동 리움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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