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 대신증권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 대신증권

대신증권, 펀드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 중징계 받아 ‘전전긍긍’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중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늘려가면서 대형사로 성장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 창출 수단이 보다 다양해지고, 사업 다각화도 수월해서다.

이런 가운데 교보증권과 대신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을 위해 자기자본 확보, 자금조달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은 오는 2029년 종투사 신청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있다. 

반면 대신증권은 올해 최종목표가 초대형 IB(투자은행) 진출인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자기자본 3조원을 확충하면서 종투사 신청 여건을 갖췄으나 뜻하지 않는 악재를 만났다. 대신증권은 최근 펀드 불완전판매라는 사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기관경고는 1년간 감독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는 중징계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당국에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지, 인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당국의 심사가 필요한 사안들은 제재 받은 것을 고려한다.  또한 대신증권을 주력사로 둔 대신파이낸셜그룹 이어룡 회장이 올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던 대신증권의 초대형 IB 신청은 사실상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초 자기자본 3조원을 확충하면서 종투사 신청 요건을 갖췄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21일 공시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437만2618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2,300억원을 조달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3조원의 종투사 신청 자기자본 요건을 갖춘 셈이다.

RCP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회사에서 투자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동시에 붙은 우선주다. RCPS는 일반적으로 부채로 분류하지만 상환권이 회사 측에 있을 경우 자본으로 인식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이번 RCPS 발행으로 자기자본은 3조원을 돌파하면서 종투사 등록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으면 금융당국에 종투사 신청을 낼 수 있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PBS란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증권 대차거래와 신용공여, 담보관리, 자문, 리서치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이 대형사로 지정된다면 IB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사와 마찬가지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 인가를 다음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최근 대신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사모펀드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대신증권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기관경고 조치가 끝난 지 1년 4개월 만에 또 같은 조치인 중징계를 받게 됐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투사 신청은 등록이기 때문에 요건(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면 신청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금융당국의 심사가 필요한 사안들은 제재 받은 것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금융당국의 기관경고 조치가 종투사 등록에 큰 악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면 당국에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지, 초대형 IB처럼 인허가가 필요한 영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대신증권은 올해 목표였던 초대형 IB 인허가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당국의 기관경고 수준의 중징계는 초대형 IB 신청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기관경고 조치를 받으면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막히기 때문이다. 실제 초대형 IB 후보 가운데 하나인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자기자본 요건(4조원)을 달성했으나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사태로 인해 인가 신청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앞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 달성과 초대형 IB 진출을 연내 목표로 선언했다. 이 회장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 달성과 초대형 증권사 진출을 올해 대신파이낸셜그룹의 전략 목표로 수립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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