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리움 ⓒ삼성
▲한남동 리움 ⓒ삼성

-"의령, 창업주 고향·대구서 삼성 창업…평택·수원엔 사업장 있어서"

[SRT(에스알 타임스) 정우성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유했던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미술품 2만점이 기부된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이 회장과 삼성과 연관성을 내세우면서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기존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만으로는 2만3,000여 점에 달하는 이들 작품을 수용할 수 없다. 미술관을 별도로 세운다면 각 지자체로서는 이를 유치하면서 얻을 수 있는 관광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4일까지 미술관 유치 계획을 밝힌 곳은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경기도 평택·용인·오산·수원시, 경남 의령군·진주시, 전남 여수시 등 10여 곳이다. 내세우는 이유도 각양 각색이다.

▲대구에 복원된 옛 삼성상회 건물 ⓒ트위터
▲대구에 복원된 옛 삼성상회 건물 ⓒ트위터

◆대구 "삼성그룹 창업한 곳이자 이건희 회장 출생지"

우선 대구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삼성을 창업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1월 9일 현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서 태어났다.

이 창업주는 1936년 부친의 지원을 받아 경남 마산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협동정미소에서 마련한 돈으로 1938년 대구 중구에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대구미술협회는 13일 성명에서 "이 회장이 이번에 국가에 기증한 컬렉션의 뿌리가 바로 선대인 이병철 회장"이라며 "대구에서 사업을 일으켜 성공한 이병철 회장의 유업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북항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북항 재개발 조감도 ⓒ부산시

◆부산 북항 재개발 계획에 '이건희 미술관' 연계 

부산시는 시 차원 재개발 계획에 미술관 유치를 포함하고자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이 수도권에 있으면 여러 미술관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부산에 오면 누구든 꼭 가봐야 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썼다.

박 시장은 "현재 재개발 중인 부산북항에는 오페라하우스가 건립 중"이라며 "여기에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도 했다.

유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문체부는 공정한 절차와 공모를 거쳐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회장은 모개도와 인근 섬 부지를 매입했다. ⓒ네이버 지도
▲이 회장은 모개도와 인근 섬 부지를 매입했다. ⓒ네이버 지도

◆여수 "이 회장이 바다 경치 사랑했다"

전남 여수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건희 미술관 여수유치위원회가 10일 여수세계박람회장 한국관에서 이건희 미술관 여수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이 여수를 방문해 직접 부동산을 매입한 인연을 거론했다. 이 회장은 하트 모양으로 유명한 모개도를 포함해 아름다운 여자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지 등을 사들였다.

관광도시인 여수에 이 회장 미술관이 들어서면 관광 자원이 추가되는 셈이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 이병철 회장 생가 ⓒ의령군
▲경남 의령군 정곡면 이병철 회장 생가 ⓒ의령군

◆"이병철 회장 의령서 태어나…진주서 초등학교 다녀"

오태완 의령군수는 이달 초 "기증의 의미를 잘 살려 많은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 미술관’을 이 회장의 선대 고향인 의령에 유치하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의령군 정곡면에서 출생했다. 이건희 회장도 어린 시절 이곳 정곡면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지내기도 했다.

의령군은 "인구감소 및 노령화의 위기에 있는 지방의 상생 및 균형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기증의 의미가 더욱 값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진주시는 이병철 창업주가 다녔던 지수초등학교가 있는 곳이다. 이 점을 내세워 미술관 유치를 선언했다. 

창원시는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에 이건희 미술관을 추가로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병철 창업주가 졸업한 지수초등학교 ⓒ진주시
▲이병철 창업주가 졸업한 지수초등학교 ⓒ진주시

◆평택·용인·수원은 '삼성 도시' 강조

경기도 평택·용인·수원시는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어 삼성과 인연이 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수원시는 삼성전자 본사와 사업소가 위치한데다 이 회장이 영면한 삼성가 가족 묘역이 장안구 이목동에 있다.

평택시는 정장선 시장 주재로 미술관 유치 회의를 열었다. 세계 최대 규모 삼성반도체공장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용인시도 "삼성전자는 지난 1983년 기흥공장을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준공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시와 함께 성장, 결국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공했다"며 유치 의사를 밝혔다.

오산시는 내삼미동에 이미 문화·관광단지로 조성되고 있는 시 소유의 부지(1만1,000평)가 여유 있고 필요하다면 추가부지 확장(2만평)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기도 차원에서도 경기 북부에 미술관 유치를 정부에 건의했다. 각종 군사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에 문화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삼성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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