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렬 이후 주가 오름세 이어져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지난 7일 하림그룹의 HMM 인수 무산 소식이 전해지며 하림그룹 계열사인 해운기업 팬오션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인수가 결렬되면서 팬오션의 대규모 증자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협상 결렬이 팬오션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 주가는 하림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지난해 12월 18일 종가 4,555원에서 지난달 16일에는 약 23% 하락한 3,510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지난 6일 협상이 좌초되면서 대규모 증자 우려가 해소되자 7일 주가는 전날 대비 21% 상승한 4,335원, 8일에는 3.6% 늘어난 4,490원으로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3일 기준 종가는 4,405원으로 전날 대비 1.89% 소폭 감소했지만 우협 선정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하림그룹은 지난 7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HMM 인수 협상 결렬을 공식 통보받았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자금 6조4,000억원 마련을 위해 약 2~3조원 가량의 팬오션 유상증자, 인수금융, 영구채 발행 등을 추진해왔다. 

◆증권가 “인수 협상 결렬, 팬오션에 긍정적”

증권가에서는 팬오션에 대해 하림그룹의 HMM 인수 무산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히려 하림그룹 관점에서 협상 결렬은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자금 조달 계획이 본래 대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한 무리한 계획이었고 HMM 지분 57.9%를 인수하지만 결국 HMM의 잔여 영구채가 전환되며 산은, 해진공으로부터 HMM의 독립 경영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하림그룹 관계자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춘절 이후 철광석 재고 리스타킹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벌크선 업황이 개선될 전망이다. 2분기부터 건화물선 운임지수(BDI) 상승 여력이 있어 팬오션 주가 상승세에 기대감은 더해지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BDI는 1,516pt로 과거 5년 평균 대비 50% 높은 수준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팬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벌크선은 보통 철광석, 석탄, 곡물 등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데,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면 운임지수는 대폭 상승하게 된다. 팬오션이 벌크선 운영 선대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팬오션의) 주가 방향성은 업황에 따른 영업실적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의 철강 수요 회복과 노후선 폐선 가속화로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팬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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