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HMM
▲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HMM

하림 “안타깝고 유감…팬오션으로 해운업 경쟁력 제고”

동원 “관심있게 보고 있지만 차순위 협상 대상은 아냐”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약 두 달간 이어졌던 하림그룹과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간 HMM 매각 협상이 끝내 불발됐다. 

산업은행은 7일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상호 신뢰 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하림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협상 결렬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하림은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협상이 무산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1차 협상 기한은 지난달 23일이었으나 당시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6일까지 시한을 2주 연장했다. 연장조치를 취했음에도 1조6,800억원 규모 영구채와 관련해 양측이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림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은 HMM 인수자금 6조4,000억원 마련을 위해 팬오션 유상증자, 인수금융, 영구채 발행 등을 추진해왔다, 하림 측은 자체 자금, 인수금융, 재무적투자자(FI) 등을 통해 8조원 정도의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수립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의 지분 57.9%를 그대로 갖게 됐다. 잔여 영구채는 올해와 내년에 차례로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배임을 우려해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매각 반대를 주장하던 HMM 해원노조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해원노조는 하림의 인수자금 조달계획이 충분하지 않고 재무적 안정성이 결여돼 있어 하림의 인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원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해운산업계의 절실한 목소리가 반영된 오늘의 결정은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명운을 바꾼 결정"이라며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전향적인 결정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해원노조는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홍해발 중동사태 등 물류대란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인수 절차가 불발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전망이다. 최종 입찰에 참여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동원그룹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새로 입찰을 시작한다고 해서 당사가 차순위 협상 대상은 아니기에 입찰 당시의 업황이나 인수가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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