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고가선박 선별 수주로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운전자금 부담 제어 필요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직전 분기에 이어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한화그룹 인수된 후 선결과제로 꼽히던 재무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4,083억원, 영업손실 1,91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6일 공시했다. 한화오션의 영업손실은 전년(1조6,136억원)에 비해 1조4,21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4% 증가한 7조4,083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4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시장 기대 대비 실적 개선세가 다소 느리다는 의견이 있음에도 한화오션의 재무안정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오션의 신용등급을 ‘BBB+’로 신규 부여했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은 ‘BBB-’였으나 지난해 5월 한화그룹 편입 이후 두 단계나 뛰었다. 인수 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결손금 증가로 지난해 3월 말 1858.2%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3분기 397%로 크게 개선됐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1조4,9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완료 후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의 수주잔고 121척 가운데 지난 2022년 수주물량은 43척이고 2025년까지 22척의 컨테이너선도 인도될 예정이다. 손실 호선의 인도가 마무리돼 가면서 공사손실 충당금이 줄어들고 있고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이 늘면서 부채비율도 낮아진 것이다.

다만 2년 6개월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선박 건조 시 필요한 운전자금 부담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는 한화오션에 남아있는 과제다.

지난 2022년 한화오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601억원으로 전년(4,858억) 대비 적자 전환했다. 건조 물량은 늘어나는데 선수금 유입은 감소하니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던 탓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 또한 –1조5,134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 재무팀 관계자는 “작업량 증가로 원가투입이 늘고 있고 헤비테일 계약으로 인한 수금 시점에 차이가 있어 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사는 통상 계약부터 인도까지 다섯 차례 나눠 대금이 치러지고 최종 단계인 인수 시점에서 상당한 현금 유입액이 발생하는 헤비테일(Heavy-Tail) 계약 방식을 채택한다. 호황기일수록 대규모 선수금이 유입돼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연이은 선박 건조가 이어지다보니 현금 보유 비중 또한 낮게 나타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암모니아 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비롯해 함정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여 재무안정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올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와 울산급 배치 4(FFX Batch-Ⅳ) 건 외에도 폴란드, 필리핀, 캐나다 등 3,000톤급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가 늘어남에 따라 해외 수주 모멘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한화오션이 올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LNG선 등 고마진 선종 매출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3분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이미 인도네시아 잠수함 등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한화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특수선 분야 성장 흐름도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위주의 상선 수주 전략이 한화오션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익의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 건 맞지만 이후 성장의 가속을 확신하기 위해서는 특수선 부문에서의 수주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