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HD현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조선 3사(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가 연초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중심의 수주를 잇달아 따냈다. 

조선사가 친환경 선박 수주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 조치에 힘입어 관련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기존 석유연료선박 보다 선가가 높아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K-조선,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 ‘싹쓸이’

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2050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해 완전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로 결의했다. IMO의 기준에 따라 우선적으로 2030년부터 2008년 대비 탄소 배출 기준 30%를 감축해야 한다.

이에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요가 늘자 국내 조선사도 친환경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암모니아 운반선은 전세계의 71.4%를 차지했다. 올해도 현재까지 전세계 발주된 VLAC가 총 15척인데, HD한국조선해양이 11척, 삼성중공업 2척, 한화오션이 2척을 수주하면서 모든 물량을 한국 조선업체가 수주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달 26일에는 HD현대중공업이 1만6,2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의 명명식을 여는 등 친환경 연료 선박 시장 확대는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이다.

◆친환경 기술개발 ‘착착’…2050년 무탄소 선박 전체의 80% 전망

친환경 선박의 선가가 높은 이유는 고난도의 기술 역량이 결집돼 있어서다. 예컨대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수소, 액화 암모니아 등은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극저온 연료 탱크가 필요하다. LNG의 경우 영하 162도, 액화수소는 영하 253도, 암모니아는 영하 33도에서 액화 상태로 바뀐다. 액화 온도가 낮을수록 큰 비용이 들고 운반 시 온도를 유지하는 것 또한 까다로워 해당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액체 상태의 화물이나 연료를 선박 화물창에 저장했을 때 선박이 흔들리면서 액체 화물도 동요하는 ‘슬로싱 현상’으로 인한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50년에는 무탄소 선박이 전체 선박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암모니아 추진선을 중심으로 무탄소 선박에 대한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관련 기술 확보는 조선사에 필수 과제가 됐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서울대 선박유탄성연구센터와 선박 화물창의 슬로싱 기술 고도화를 위한 개발 협력에 나서는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엔진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H22모델(1.4~2.2㎿급) 암모니아 엔진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친환경 선박 핵심기술 연구를 위한 산학협력을 맺고, 세계적 엔진 개발사인 윈지디와 친환경 암모니아 엔진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을 맺는 등 미래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에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건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2026년까지 친환경 연료기술 개발을 위한 시설자금에 3,200억원을 투자하고 차세대 함정 운영자금에 621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오션도 내년까지 자체 기술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할 방침이다.

◆정부, 친환경 투자 '적극'…"차세대 선박 점유율 80% 목표"

정부도 이같은 상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 최초로 ‘2050 국제해운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하며 해양 친환경 선도 계획을 밝히고, 탄소 저감 경쟁력 강화를 위해 3대 탈탄소 핵심연료(LNG, 암모니아, 수소)에 대한 기술개발과 실증을 추진하는 등 차세대 선박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선박 점유율 80% 이상 달성을 위해 2028년까지 7,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또한 조선업의 수주와 수출 확대를 위해 금융지원 인프라 개선과 전·후방 산업 상생협력 기반을 강화해 나가고 ‘차세대 조선산업 기술혁신 및 산업화 촉진법(가칭)’ 등 제도 정비에도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으로 국내 조선사는 수주 물량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세대 친환경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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