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 사장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갈라선 안 돼”

▲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SR타임스 이행종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차기 사장 선임이 지연되면서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사업총괄 부문에 묶여 있던 상선과 해양플랜트 분야를 선박과 해양플랜트사업본부로 분리해 별도 조직으로 두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3총괄(생산총괄, 사업총괄, 기술총괄)·3실(인사지원실, 재경실, 전략기획실), 1본부(특수선사업본부) 체제에서 1총괄(생산총괄)·3본부(해양플랜트사업본부, 선박사업본부, 특수선사업본부)·3실(인사지원실, 재경실, 전략기획실) 체제로 바뀌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직 안정을 위해 큰 틀은 바꾸지 않은 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선박과 해양 분야를 나눈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근무 태도, 영업 방식, 원가 절감 방법 등을 담은 비상경영 지침을 각 팀에 전달했다.
 
고재호 사장은 이날 사내 포털을 통해 띄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최근 대표이사 미선임 문제로 회사 안팎에 혼란이 초래되며 회사가 전에 없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현재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상황이 조속히 정리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큰 위기는 우리 모두가 은연중에 회사의 존속 가능성을 너무 당연시하는 막연한 낙관주의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은 차세대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고용과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 같은 존재”라며 “상식이 무시된 채 동종업계와의 단순 비교를 통한 적당한 타협이 반복되면 그 소중한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성급함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6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후임 사장을 결정짓지 못한 채 차기 사장 선임 전까지 고재호 사장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신임 사장 선임을 미루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정치권 등에서 낙하산 인사가 새 대표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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