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격납고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정비되고 있는 모습. ⓒ최나리 기자
▲정비격납고에서 대한항공 항공기가 정비되고 있는 모습. ⓒ최나리 기자

서울 강서구 본사서 안전운항 핵심 공개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대한항공이 23일 서울 강서구 하늘길에 위치한 본사에서 ‘대한항공 안전운항체계 소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합통제센터(OCC)를 비롯한 정비격납고, 객실훈련센터, 항공의료센터 등 안전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소개했다. 리모델링 후 최첨단 시설로 탈바꿈한 OCC와 항공의료센터가 외부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유종석 부사장(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의 안전관리 현황 브리핑에 이어 정비격납고, 항공의료센터, OCC, 객실훈련센터 등 안전관리 시스템 현장 답사로 이뤄졌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안전운항체계 소개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안전운항체계 소개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우기홍 사장 “대한항공의 안전운항에 대한 노력 알아봐 주길”

이날 우 사장은 “통상 오퍼레이션 센터 라고 부르는 대한항공 OCC는 고 조양호 선대회장의 주도로 마련된 장소로 1997년 5월 28일 준공됐다”면서 “조 회장은 항공사 본사는 늘 오퍼레이션 센터 옆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공항 상황도 바로 볼 수 있고 해외 선진 항공사들의 트렌드이기도 하기에 대한항공 본사를 공항 옆으로 이동하는 데 큰 의미를 두신 만큼 이곳은 실질적인 대한항공 본사”라고 소개했다.

우 사장은 또 “20년 무사고 경력을 자랑하던 대한항공이 과거 안 좋은 사고로 이슈가 발생하면서, 이를 계기로 90년대 말부터 안전운항에 모든 초점을 다시 맞추게 됐다. 많은 것을 개선하면서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객실훈련센터를 2003년 준공하고, OCC를 마련하는 등 선진 항공체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 사장은 “보통 승무원을 기내 서비스만 하는 것으로 여기는데, 승무원이 가장 안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포함해 대한항공의 안전운항을 위한 인력은 전체 80% 수준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대한항공의 안전운항에 대한 노력과 수준 높은 기술력, 안전 의식 등을 오늘 이 자리에서 잘 알아봐 주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종석 부사장이 대한항공 안전관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나리 기자
▲유종석 부사장이 대한항공 안전관리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나리 기자

브리핑을 맡은 유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안전관리시스템 4개 구성요소인 ▲안전정책 및 목표 ▲안전 위험도 관리 ▲안전 보증 ▲안전 증진 등을 중심으로 안전 문화 활성화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과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더욱이 긍정적 안전문화 구축 및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리더십부터 위험도 관리까지 주력하고 있는 분야별 정책에 대해 순차적으로 브리핑하면서 대한항공의 안전 책임의식을 또다시 강조했다.

◆리모델링 거친 종합통제센터(OCC)·항공의료센터 등 첫선

안전시스템 탐방은 정비격납고부터 시작됐다. 격납고는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하는 곳이다. 대한항공은 정비 인력만 약 3,100명 달하는데, 인천과 김포·부천, 부산에 총 5곳의 정비격납고 및 엔진·부품 정비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김포 격납고는 대한항공 본사 중심부터 시작해 길이 180m, 폭 90m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규모다. 높이는 25m로 아파트 10층 높이다. 대형기 2대와 중·소형기 1대 등 항공기 3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항공의료센터는 안전운항을 책임지는 승무원과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본사 리모델링을 통해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의료 시설로 탈바꿈했다. 현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건강 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항공사 업무 특성 및 직종을 고려한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기에 불규칙한 스케줄 근무로 건강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승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전문 의료 기관과 연계한 수면다원검사를 지원한다. 승무원이 아닌 직군의 직원 중 지속적인 교대 근무로 인해 수면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에도 수면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항공의료센터는 임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매년 임직원들의 마음 건강 검진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마음의 건강 검진 대상자를 전 임직원으로 확대했으며, 항공의료센터 ‘휴클리닉’에서 임상심리전문가 2인이 상주해 심리 상담을 제공한다. 또한, 비행 중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한 승무원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관리를 위한 상담도 이뤄진다.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OCC 대형 스크린. ⓒ최나리 기자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OCC 대형 스크린. ⓒ최나리 기자

OCC는 본사 A동 8층에 자리했다.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 전문가 총 240여명이 근무한다. 3교대로 운영되며 24시간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로 칭한다. 이곳은 항공의료센터와 함께 리모델링을 통해 역시 최신식 설비로 재단장했다.

OCC의 역할은 대한항공 소속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기준 현재 여객기 138대, 화물기 23대 등 총 161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총 39개국 110개 도시에 취항하고, 일 평균 항공기 400여편을 운항한다.

OCC에 들어가면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중간의 제일 큰 화면에는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김포와 인천국제공항의 지상 트래픽과 램프 운영 현황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OCC에는 운항 중인 항공기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 비정상 상황 시 이 전화기를 통해 운항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객실훈련센터 훈련 간사가 테이저건으로 불법 난동을 제압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객실훈련센터 훈련 간사가 테이저건으로 불법 난동을 제압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객실훈련센터 훈련 간사가 항공기 비상 탈출 슬라이드 사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객실훈련센터 훈련 간사가 항공기 비상 탈출 슬라이드 사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최나리 기자
▲객실훈련센터 내 비상사태 대응 훈련 시설 중 착수 훈련 시설인 수영장 전경.  ⓒ최나리 기자
▲객실훈련센터 내 비상사태 대응 훈련 시설 중 착수 훈련 시설인 수영장 전경. ⓒ최나리 기자

2003년 개관한 객실훈련센터는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 규모다. 실제 상황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잉 747 등 항공기 동체 일부와 똑같은 모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로 25m, 세로 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신입 및 재직 중인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객실훈련센터는 항공기 도어(Door) 작동 실습실, 비상장비 실습실, 응급처치 실습실, 비상사태 대응 훈련 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은 항공기 기종별로 다른 도어 작동법을 정기적으로 훈련받는다. 환자 승객 발생 시 사용하는 의료 장비와 화재 진압 장비, 비상 탈출 장비를 점검하고 사용하는 방법도 익히며,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내릴 경우를 대비한 비상 착수 훈련도 진행한다. 

무엇보다 객실승무원은 기내 난동과 같은 불법 방해 행위에 대처하는 훈련도 정기적으로 받는다. 이에 객실승무원은 불법 방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법경찰관’ 지위를 법적으로 부여받아 해당 역할을 수행한다.

한편 객실훈련센터 간사는 도어 작동과 기내 난동에 대처하는 테이저건 시범, 수영장에서 구명조끼 착용법과 비상 탈출 슬라이드를 사용한 착수 훈련까지 대한항공의 안전운항을 위한 다채로운 교육 시범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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