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지분도(2020년 5월 기준) ⓒ공정위
▲현대중공업그룹 지분도(2020년 5월 기준) ⓒ공정위

-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 신설

- 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 독립경영 방침

- 201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도 중간지주사 활용

[SRT(에스알 타임스) 김경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근 몇년간 M&A시장에서 활발한 기업 인수 합병을 벌이며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8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내 굴삭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마저 인수했다. 상반기 중 대우조선해양(자산규모 10조원) 인수에 대한 유럽연합(EU) 등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두산인프라코어(자산규모 5조5,000억원)를 포함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산규모는 79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재계 서열 7위인 한화그룹(72조원)과 8위 GS그룹(67조원)을 제치고 6위인 포스코(82조원)의 뒤를 이어 재계 순위 9위에서 7위로 올라서게 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을 신설하고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은 KDB산업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건설기계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 주식 7,550만9,366주를 8,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굴삭기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어, 두산인프라코어(점유율 40%) 인수로 국내 굴삭기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시장 측면에서도 두산인프라코어 점유율 3.3%와 현대건설기계 점유율 1.2%를 합하면 세계 5위권 수준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합병하지 않은 채 자체 경영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대신 건설기계부문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을 통해 전체적인 경영 전략을 컨트롤한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판단은 중국에서 강점이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인도 등에서 강점이 있는 현대건설기계 특성상 합병보다는 독립경영 체제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제뉴인 초대 대표는 이윤석 현대중공업지주 상무보가 맡고 있다.

중간지주사를 활용한 덩치키우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에도 활용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 2019년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신설한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아래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기존 계열사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이 나란히 들어선다.

당시 회사 측은 물적분할에 대해 "어느 한 기업이 다른 한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구조의 거래를 추진해 통합의 시너지효과는 극대화하면서 경쟁의 효과도 함께 살려 나가는 방식으로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은 세계 각국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EU는 지난 1월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심사 일정을 세 차례 연기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글로벌 수주잔고 점유율 21%의 세계 1위 거대 조선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설립을 위해 신설된 법인이다. 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간 합병 계획은 없고 양사간 시너지를 최대한 내기 위해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조직 규모나 내부 인수, 출범 날짜 등 구체적으로 가시화된 부분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