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매대가 인하 속 ‘자구책’…소비자에 ‘매력적’
단통법 폐지 변수…주류 부상 어려울 듯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 도매대가 인하를 앞두고 월 1만원대 20GB 데이터 제공 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에 이용자 비율이 1% 수준에 불과한 5G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체 스마텔은 최근 ‘5G 스마일플러스 20GB’ 요금제의 월 이용료를 기존 2만6,4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인하했다. 이 요금제는 무제한 음성통화와 문자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알뜰폰 브랜드 이야기모바일도 ‘5G 함께이야기해S’ 요금제를 최근 출시했다. 해당 요금제는 월 1만8,700원에 20GB 데이터를 제공, 음성통화 200분과 문자 100건을 제공한다. 인터넷 및 IPTV 서비스와 결합하면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알뜰폰 시장은 10GB 내외의 저용량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5G 서비스 본격화 이후에도 지난해 12월 기준 알뜰폰 5G 가입자는 전체의 1%(약 36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3사는 99%(약 3,527만명)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이통3사가 지난해 3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까지 출시하면서 알뜰폰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데이터 도매대가를 대폭 인하하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데이터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이통3사의 망을 빌려 사용할 때 지불하는 비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1MB당 비용이 기존 1.29원에서 0.62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이 정책을 통해 월 1만원대 20GB 5G 요금제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며, 관련 고시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월 1만원대 20GB 5G 요금제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강력한 경쟁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는 동일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이통3사의 요금제가 가격 대비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다. 일례로 SK텔레콤의 ‘슬림’ 요금제는 15GB 데이터를 월 5만5,000원에 제공하며, KT는 ‘5G 슬림 21GB’ 요금제’를 5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새롭게 출시될 알뜰폰 5G 요금제와 비교하면 이통3사의 요금제는 서너 배 비싸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단통법’ 폐지 변수…알뜰폰 업계 위협 될 듯
관건은 중소 알뜰폰 업체들이 이 요금제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다. 기대감이 높은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통3사나 그들의 알뜰폰 자회사들이 유사한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22월부터 폐지될 예정인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률)도 변수다. 단통법은 '일부 이용자만 과도한 지원금을 받는 현상'을 막기 위해 2014년 도입한 법률로 이전까지 알뜰폰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 소비자는 휴대전화 유통점에서 새 휴대전화기를 사고 요금제에 가입할 때 이통사와 유통점으로부터 각각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받는다. 이때 두 지원금을 규제하는 게 단통법이다. 이 법률에 따라 이통사는 해당 휴대전화의 판매지원금 액수를 사전에 공시해야 하고, 유통점은 공시한 판매지원금의 최대 15%만 추가지원금으로 설정할 수 있다.
누구나 같은 액수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단통법의 장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점보다는 '이통3사의 가격 경쟁을 없앤다'는 단점이 부각됐다. 이런 이유로 단통법 폐지안이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단통법은 6개월의 유예를 거쳐 오는 7월 22일 공식적으로 폐지된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통3사의 공시 지원금 한도가 없어지는 만큼, 이통사들이 다양한 판촉행사를 선보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도한 출혈 경쟁은 지양하겠지만, 인터넷TV(IPTV)·초고속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를 결합한 할인 상품 등을 활용해 간접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엔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월 20GB 미만으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객층이 형성될 수는 있으나 1만원대 20GB 5G 요금제가 주류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의 저가 5G요금제가 단기적으로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무기가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효과는 미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통신3사, 온라인몰서 아이폰 16e 출시
- 통신 3사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쟁점은
- 통신3사, MWC서 AI 기술 공개…협업사 해외 개척 지원
- 이통3사 MWC 출격…AI 최신 성과 선뵌다
- 지난해 통신 관련 분쟁 급증...무선 SKT·유선 LGU+ 최다
- 영업익 4조 깨진 이통3사…새 먹거리는 ‘AI’
- KT, 2024년 영업익 전년비 반토막
-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책 현실과 괴리감 큰 까닭은
- SK세븐모바일, AI 상담사 ‘티파니’ 도입… 알뜰폰 부정가입 방지 효과
- LG헬로비전, 지난해 영업익 135억…전년比 71.5% 감소
- 알뜰폰 살리기 나선 정부…실효성은 의문
- "알뜰폰 발 1만원대 5G 20기가 요금제 온다"
- KT, AI로 모든 이용환경 보호하는 ‘토탈안심 인터넷’ 출시
- 이통사 판매장려금 담합 논란…방통위 "법 준수했다"
- SKT, ‘슈나이더 일렉트릭’와 AI DC 구축 협력
- 우리은행, 4월 '우리WON모바일' 알뜰폰 서비스 개시
- 이통 3사, 용인세브란스병원에 패스 QR 본인인증 도입
- 알뜰폰 업계, 1만원대 5G 요금제로 경쟁력 강화
- 이통3사 1Q 영업익 1.5조 돌파 전망…KT 견인할 듯
- KT엠모바일만 웃었다…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실적 ‘희비’
- 알뜰폰 시장 뛰어든 은행권…차별화로 잠재고객 확보
- 단통법 7월 폐지… 휴대폰 지원금 상한 소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