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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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증권 자회사 통합, 효율 경영

주주 친화정책에 시장 환호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메리츠금융의 시가총액이 하나금융을 제치면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3위권으로 올라섰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심리를 자극했고, 주가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총이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메리츠금융의 전략적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메리츠금융 주가는 6만1,100원으로 하루 새 2.7%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메리츠금융의 시총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다. 9개월 전보다 30% 이상 증가해 12조4,260억원을 기록했다.

4대 금융지주 시총과 비교하면 하나금융(12조1,474억원)과 우리금융(9조4,219억원) 누르고 KB금융(20조6,194억원)·신한지주(18조8,952억원)에 이어 3위권으로 도약했다.

메리츠금융의 주가는 4대 금융지주와 단순 비교하면 손해보험사(메리츠화재)와 증권(메리츠증권), 캐피탈(메리츠캐피탈)만으로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비교할 때 은행과 보험,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등 종합금융그룹을 표방하는 4대 금융과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 넘는다. 자산 가치에 초점을 둔 PBR의 경우 국내 은행들은 0.4배 수준의 평가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4월 메리츠화재·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통합 지주사로 출범했다. 지난해 2월 메리츠화재와 주식 교환으로 약 4667만주를 신규 상장했고 4월엔 메리츠증권과 주식 교환을 통해 신주 3663여만주를 추가 상장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신주 상장 효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통합 출범 첫날 주가 4만5,600원과 비교하면 16일까지 상승률은 34%에 달한다.

◆ 적극적 주주환원, 주가 상승 견인

금융권에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메리츠금융의 주가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부터 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소각 및 배당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자회사를 포함해 소각한 자사주 총액은 5,88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순이익이 2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최대 5,00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다.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하며 부동산·건설 시장 부실 위기가 금융권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메리츠금융의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성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금융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는 약 14조2,000억원,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4조4,000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주는 거시 환경의 불안, 금융당국 규제 리스크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편이다”며 “손해보험사와 증권 자회사를 상장 폐지한 메리츠의 주가는 주주환원율에 의존한 시장의 기대 심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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