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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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올해 증시는 주가조작에 요동친 한 해였다. 이차전지 열풍에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120조원대로 커지기도 했다.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금융당국은 기업공개(IPO)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지적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는 전면 금지된다.

▲라덕연 전 호안투자컨설팅 대표 ⓒKBS뉴스화면 캡처
▲라덕연 전 호안투자컨설팅 대표 ⓒKBS뉴스화면 캡처

◆ ‘라덕연’ 주가조작…영풍제지·대양금속 하한가

올해 증시는 주가조작으로 유독 잡음이 많았다. 지난 4월 24일 오전 10시 38분경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등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을 통한 대거 매도 물량에 의해 하락했으며, 금융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김익래 다우키움 회장이 자진사퇴했다. 사건의 배후로 라덕연 호안투자컨설팅 대표가 지목됐다.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해 장기간 시세를 조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6월 들어선 대한방직, 동일산업, 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 등 5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해 시장이 요동쳤다. 이들 종목은 온라인 주식투자 카페에서 추천 종목으로 꾸준히 거론됐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카페 운영자 등 일당이 통정매매로 시세 조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월에는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이 동반 하한가를 기록하며 또다시 주작 조작 악몽이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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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지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6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공매도의 전면 금지를 발표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돼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됨에 따라 공정한 가격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근본적인 공매도 개선 대책을 주문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예정된 공매도 금지가 더 연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월 14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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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휩쓴 이차전지 열풍…ETF 순자산 ‘120조’ 돌파

올해 상반기 이차전지 관련주들은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10만원대였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지난 7월에는 15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며 포스코그룹 관련 종목도 이차전지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포스코DX는 최근까지 727.2% 상승하면서 상장사 중 주가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611.65% 올랐고 금양은 384.94%, 에코프로비엠 245.28% 급등했다.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개인의 매수세도 집중됐다. 올해 들어 개인은 POSCO홀딩스를 11조3,663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이어 LG화학(1조9,290억원), 포스코퓨처엠(1조2,251억원), SK이노베이션(1조1,794억원), 에코프로비엠(9,640억원), 삼성SDI(8,863억원), 엘앤에프(7,505억원), LG에너지솔루션(6,645억원) 등 순매수 상위 8개 종목 역시 모두 이차전지 관련주였다.

지난 11월 말 ETF 순자산이 12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10월 말 108조7,000억원과 비교해도 12조원이 늘어난 액수다. 올해 6월 100조원의 순자산총액을 돌파한 뒤 5개월 만의 기록이다. ETF는 시장을 대표하는 다양한 지수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다. 상품이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국내 ETF 시장은 2002년 10월 14일 4개 종목, 순자산총액 3,552억원으로 첫발을 뗀 뒤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2011년 11월 순자산 1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12월 50조원을 달성했다. 이후 3년 반 만에 100조원 규모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기준 2조9,000억원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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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두 ‘뻥튀기 상장’ 논란

지난 8월 상장한 파두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한가를 기록했다. 파두의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으로 전년 동기(135억9,200만원) 대비 97.6% 줄었고 영업손실은 148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파두의 기업공개(IPO) 당시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올해 예상 매출액과 큰 차이를 보이면서 ‘뻥튀기 상장’ 논란이 제기됐다.

상장 과정에서 회사는 물론이고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가 실적 부진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의심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터져 나오기도 했다. 파두의 기업공개(IPO)를 담당했던 엔에이치(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월 29일까지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상반기까지 회사 상황을 살펴보며 실적 부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기업 가치를 지나치게 부풀려 책정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상장 후 꾸준히 상승하며 4만원을 넘었던 파두의 주가는 현재 2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뻥튀기 상장 논란에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고 금융당국은 IPO 심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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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3분기 순이익 14% 감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기업금융(IB) 업무가 위축되면서 지난 3분기 증권사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3분기 증권사 60곳의 순이익은 8,959억원으로 전 분기(1조466억원) 대비 14.4%(1,507억원) 감소했다.

3분기 증권사 수수료수익은 3조1,48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33억원(3.2%) 감소했다. 수탁수수료·채권관련손익 등은 증가했다. 하지만 IB부문 수수료·해외대체투자, 상장지수펀드(ETF) 등 펀드손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수탁수수료는 1조5,381억원으로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전 분기보다 473억원(3.2%)늘었다. IB부문수수료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IB 업무 위축으로 전 분기 대비 1,250억원(12.8%) 줄어든 8,511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부문수수료는 2,947억원으로 투자일임수수료 및 신탁보수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억원(1.8%) 증가했다. 지난 3분기 자기매매손익은 1조9,859억원으로 전 분기(1조9,769억원)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해외 대체투자 평가손실, 주요국 주가지수 하락 등으로 펀드관련손익이 9,553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금리상승세 둔화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축소로 채권관련손익은 5,592억원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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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 CEO 세대교체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 창립 멤버이자 7년간 증권부문 CEO를 맡았던 최현만 회장이 용퇴하고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힌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4연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5연임)도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로 이동하고, 정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새 CEO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와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부사장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삼성증권도 6년간 이끌던 장석훈 사장이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사회공헌업무 총괄사장으로 옮기고, 50대 박종문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와 리스크 관리 부실 문제 등으로 연임에 제동이 걸린 CEO들도 있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발생한 대규모 미수금 사태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로 중징계가 결정된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연임이 좌절됐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낮아졌다. 금융위원회는 박 대표에게는 직무정지 3개월, 정영채 사장에게는 문책경고를 내렸다. 문책경고는 3년간 직무정지는 4년간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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