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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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삼성·KB증권 등 증거금률 ‘100%’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증시의 조정국면이 길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미수거래(초단기 외상거래) 중단 움직임이 가팔라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선 종목의 증거금률을 변경하는 것이 아닌, 100개가 넘는 종목의 증거금률을 상향하며 신용거래를 차단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118개 종목을 신용공여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삼성증권도 같은 달 25~26일, 이틀 동안 80개 종목의 위탁증거금을 100%로 변경했다.

이외에 미래에셋증권은 POSCO홀딩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19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 상향했으며 KB증권도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등 85개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조정했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종목별로 정해진 증거금률만큼 돈을 내고, 나머지를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증거금률 40%인 10만원 짜리 주식을 미수거래 하면 투자자 돈 4만원에, 증권사에서 빌린 6만원을 보태 사는 식이다. 대금은 미수거래일 포함 3거래일 내로 갚아야 한다. 투자자가 대금을 치르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지면 레버리지를 활용한 미수거래가 불가능해진다. 신융융자 및 담보대출도 제한받는다.

이러한 영향에 신용융자잔고 감소세도 가파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달 26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4,7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말 이후 약 8개월 만에 17조5,000억원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빠르게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18~19조원을 유지했다. 2차전지와 테마주 위주로 상승세를 타던 8월부터 9월까지는 20조원을 넘어서며 이른바 ‘빚투’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도 줄어들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월 26일 기준 48조5,47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52조6,314억원)보다 5조원 가까이 빠졌고 7월 말과 비교해선 약 10조원 급감했다.

국내 증시는 연초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되돌렸다. 시장에선 내년 코스피도 고금리와 고유가 속에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최근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내리면서 내년 전망도 보수적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크로 이슈에 따른 영향으로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움직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고금리·고유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원유국의 감산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와 예상치 못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투자자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이러나면 주가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보수적으로 증거금률을 상향하는 방식으로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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