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당금 부담, 조달비용↑…성장세 둔화”
KB금융, 순익 1년 전보다 ‘8.2%’ 증가…“선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누적기준 16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충당금 부담과 조달비용 증가에 의한 순이자마진(NIM) 하락의 우려가 커지면서 4분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시각도 있다.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늘면서 표면상으로만 3분기에 상승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 중심의 수익 향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합계 순이익은 15조6,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이 4조3,70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3조8,183억원), 하나금융(2조9,779억원), 우리금융(2조4,383억원), NH농협금융(2조450억원) 순이었다.
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KB금융(8.2%)과 하나금융(4.2%), 농협금융(3.58%)은 1년 전보다 각각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쳤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순이익이 각각 11.3%, 8.4%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로 순이익이 일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다.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36조원을 넘어섰다. 대출 자산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48%(5,441억원) 증가했다.
농협금융의 누적 이자이익은 6조3,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나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KB금융(8조8,472억원)은 5.3% 증가하며 순이익 방어에 성공하고, 하나금융도 6조7,648억원으로 4.14%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에 기여했다. 순이익이 감소한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각각 2.5%, 4%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3분기 들어 주춤했다. 금리·환율 급등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비이자이익의 핵심 항목인 수수료 이익이 성장세를 보인 곳도 있다. 하나금융은 누적 기준 1조6,964억원의 비이자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농협금융도 전년보다 83.5% 늘어난 1조3,932억원을 나타냈다.
특히 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도드라졌다. 증권사 중에서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등의 영향으로 이번 분기 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줄었다. 하나증권도 143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나타내며 손실 기조를 이어갔다.
저축은행에선 KB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이 각각 226억원, 37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하나저축은행의 경우 3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09억원)과 비교하면 84.1% 급감했다. 카드사 역시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우리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 1,1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34.1% 줄어든 액수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각각 23.1%와 20.2% 누적 순이익이 감소했다.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만큼 충당금 전입액은 한동안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은행 실적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순이자마진(NIM)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다. 비은행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 KB금융의 3분기 NIM은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내렸고 신한(2.0%→1.99%) 하나(1.84%→1.79%) 우리(1.85%→1.81%) 농협(1.98%→1.96%)도 수익성이 악화했다.
또, 5대 금융의 3분기 누적 충당금 규모는 8조6,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조3,194억원(161.6%) 증가했다. 신한금융의 누적 충당금 전입액은 1조4,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 늘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3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4,4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722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대출·채무에 따른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설정해 놓은 금액을 말한다. 벌어들인 수익에서 충당금을 쌓아두는 구조다. 충당금이 쌓을수록 순이익 하락은 불가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불안이 여전한 만큼 충당금 전입액은 한동안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추세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3분기 KB금융의 이자비용은 12조5,63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4% 급증했는데, 조달 비용이 늘면서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수 있기에 (4분기에) 기댈 건 비이자이익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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