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섭 SPC 샤니 대표(사진 왼쪽)와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 ⓒ박현주 기자
▲이강섭 SPC 샤니 대표(사진 왼쪽)와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 ⓒ박현주 기자

국회의원, 잇따르는 산재 집중 추궁…SPC·코스트코코리아 "책임 다하겠다"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근로자 사망사고 등 잇따르는 중대재해 사고와 관련해 출석을 요구 받은 SPC그룹 샤니와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하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강섭 샤니 대표와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기계에 끼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8월 SPC 계열사 샤니 제빵공장에서 또 끼임사고로 직원이 사망했다. 지난 6월 코스트코 지하주차장에서 카트를 정리하던 직원은 숨졌다.

이날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는 먼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에 대한 질의에서 "SPC 그룹 전체 산업재해 사고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8월까지 896건이었고, 올해 8월까지 따지면 1,037건"이라며 "대책은 세운다고 하지만, 산재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난 8월 망자가 일한 그 샤니 공장에서 하루에 빵 2만5,486봉지가 만들어지는데, 망인은 그중 1,400봉지를 만들었다"며 "기계가 이렇게 빨리 돌아가다 보니 사람이 기계 쫓아가느라고 정신이 없어 사고가 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책을 이어갔다. 그는 "SPC 계열사의 산재 사고의 특징은 사고사가 많다는 것"이라며 "샤니도 89%가 사고에 의한 산업재해"라고 했다. 또 "허영인 SPC회장께서 지난해 대국민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도 전혀 나아진 게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자 안전보건교육 때 하는 7대 안전수칙을 살펴보니 전기 조심하자 ,장난치지 말자, 모르는 기계에 손대지 말자 등 70년대 안전수칙에 불과하다"라며 "이런 식으로 뒤떨어진 안전교육을 하고 있으니 사고가 나는 거다"라고 질책했다.

또, "​지난 8월 샤니공장 사고 관련 SPC 그룹에서는 '동료 노동자가 본인도 왜 그랬는지 모르게 버튼을 눌렀다'라며 사고책임을 동료 노동자들에게 돌리는 듯한 내용을 발표했다"라며, "참 야박하다. 허 회장이 이 자리에 안 나오는 것도 그렇고, SPC가 그런 식으로 대응을 해왔기 때문에 대한민국 산업재해의 대명사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각 사 대표이사들이 책임경영을 하고 있다"라며 "죄송하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다음으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스트코코리아에 대한 질의에 나섰다. 그는 ​"포스트코는 연매출 5조가 넘는 외국계 대형마트다. 이런 데서 젊은 청년이 사망했다"며 "그런데 노동자 빈소에 가셔서 원래 병이 있었던 거 아니냐, 지병 때문인 것 아니냐, 이런 비슷한 말씀을 하셨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최근 노조가 코스트코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회사가 산재 사망 이후에 얼마나 달라지고 반성하고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고 90% 이상이 대답했다"며 "노조는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5차례나 교섭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 단체협약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민정 마트산업노조위원장은 "​저희 노동조합에서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단체협약 요구안으로 5개 작업을 할 때 휴식시간을 보장할 것을 코스트코에 요구했고, 서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의자를 제공하라고 했고, 휴게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회사는 현재까지 그 어느 것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트코는 지금 한국의 노동자들을 거의 그냥 쓰다 버리면 되는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코스트코와 조 대표님은 이곳에 와서 사과를 할 게 아니라 진짜 직원들 앞에 그리고 가족들 앞에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된다. 단체협약을 조속히 체결해달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은 "코스트코코리아가 무노조 경영이 목표가 아니라면, 이런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된다"며 "성실하게 노조와 협상을 진행해주시고, 회사로서 진상규명과 산재 처리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직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그 안전을 계속해서 담보해가고 확실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저희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자식이자 형제를 잃으신 가족분들한테 다시 한 번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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