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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리스크 등…‘투자’ 유인 감소

생보사 '빅3' 삼성·한화·교보생명, 외화유가증권 자산 크게 축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 규모가 4년 만에 9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투자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나 금리 변동성이 커져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용이 증가해 전체적인 수익성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자산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90조4,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3.8%(14조5,180억원) 감소한 액수다. 통상 외화유가증권은 채권이 가장 많으며, 수익증권, 기타유가증권, 주식 순서로 구성돼 있다.

연도별 외화유가증권 보유 추이를 보면 90조원 대로 돌아선 건 4년여 만이다. 이전까지 ▲2018년 말 97조8,935억원 ▲2019년 말 107조9,944억원 ▲2020년 말 101조6,563억원 ▲2021년 103조6,140억원 등으로 100조원 대를 유지해왔다.

빅3 생보사 중에서는 교보생명이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들의 외화유가증권 자산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14조6,344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2% 급감했다. 한화생명도 14조8,821억원으로, 삼성생명도 19조5,438억원으로 각각 13.6%와 8.4%씩 해당 금액이 감소했다.

다양한 해석이 있는 가운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투자규모를 축소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험사는 장기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채권가격은 금리상승과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 금리가 급등했는데, 이때 기존의 낮은 금리 상태에서 투자했던 장기 채권의 경우 수요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인 것이다.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연준은 지난해 6·7·9·11월에 걸쳐 네 차례 연속으로 한꺼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번 달에도 연준이 기준 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4.75~5.00%로 올리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선 환헤지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환율을 고정하는 것을 말한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약정한 기준을 넘어가면 급격한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 커진다는 점에서 보험사 입장에서 해당자산을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금리로 인한 채권 평가손실도 문제인데, 결국 투자 유인이 줄어든 게 현실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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