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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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DGB·KDB생명·롯데손보·신한라이프 등  

2분기 콜옵션 도래, 유동성 확보 총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채권을 2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2분기에만 1조원 이상 자본성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를 앞두고 있어 현금 확보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지급여력제도(K-ICS)의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생명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한 채권 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 DGB생명, KDB생명, 롯데손보, 신한라이프 등이 앞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권 콜 시점이 오는 4~6월 도래한다. 오는 4월 23일은 한화생명의 10억 달러(약 1조3,08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기일이고, 5월 21일은 KDB생명이 2018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시점이다. 발행액 규모는 한화생명이 10억달러(약 1조3123억원)로 가장 크고, 발행금리는 7.5%를 제시했던 KDB생명이 가장 높다.

앞서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은 ‘자본’으로 인정된다. 보험사 입장에선 만기가 가까워지면 콜옵션 실시(조기 상환)와 빚을 갚기 위해 채권을 다시 발행하는 차환 발행, 콜옵션 미행사 등을 선택하게 된다.

◆ 보험사 보유 채권 순매도, ‘자본 확충’

이런 상황에 보험사들의 보유 채권 매도라는 역선택도 눈에 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보면 보험사들은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보유 채권 2조927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년 같은 기간 채권 12조1,62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험사의 보유 채권 거래 추이를 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매수보다 매도 규모가 커지며 4,868억원을 순매도 했다. 구체적으로 국채, 회사채 등 보유 채권 총 10조1,714억원을 매도하고, 9조6,846억원을 매수했다. 지난달 보험사들은 1조8,859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통상 보험사들은 대외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차익 실현 및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채권매각에 나선다. 채권 매도 규모가 커지는 것은 올 2분기 들어 콜옵션을 앞두고 채권 매도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채권 매도 거래는 보험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투자 거래 유형”이라며 “기본 전략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채권을 매입한다거나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채권을 매도한다거나 듀레이션(원금 회수 기간) 관리 차원에서 교체 매매를 시행하는 등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험사 입장에서) 금리가 내리면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숨통이 다소 트일 수 있다”며 “하지만 장기채권 비중이 큰 보험사의 경우 자본 비율은 줄어들 수 있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의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는 데다,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것이라 차환을 택하면 보험사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향방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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