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이달 초 국내 1위 제약기업인 유한양행의 조욱제 대표의 차남 조모씨가 자회사 에스비바이오팜에 취업한 적이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사실은 유한양행의 전 임원이 지난 1월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내용의 진정을 접수한 이후 최근 알려졌다. 조 대표는 “아들의 채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에스비바이오팜이라는 회사가 좀 '찜찜'하다. 유명 취업 사이트 잡코리아에는 에스비바이오팜이 매출 100억원이 넘는 유망기업으로 소개돼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은 43억2,886만원에 불과하며 매출원가는 그보다 높은 53억5,303만원으로 나온다.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높으면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의미다. 이에 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은 71억778만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매출원가가 90억7,825만원으로 여전히 높다. 4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수금도 9억7,000만원이나 되는 '부실기업'인 셈이다.   

유한양행은 조 대표가 유한양행 대표 선임 직후인 2021년 7월 에스비바이오팜 지분 20%를 인수했다. 현재 에스비바이오팜은 유한양행의 연결 자회사로 편입돼 있다. 조 대표가 자회사로 염두에 둘 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곳인데도 과연 아들의 채용을 몰랐을 지 의문이 든다.

대표의 '아들 사랑'이 눈에 띄는 제약사가 한 곳 더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사 동화약품이 그 예다.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의 딸 윤현경 상무는 올해 동화약품 입사 16년차로 동생인 윤인호 부사장보다 경영수업을 먼저 받아 왔다. 하지만 윤 상무는 미등기 임원인 데다 회사의 주식 소유분도 1만5,630주에 불과해 64만2,790주를 가진 윤 부사장에 못 미친다. 윤 부사장은 2013년 재경·IT실 과장으로 동화약품에 입사해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 승진 당시 보유 주식수가 13만1,437주로 윤 상무와 시작부터 달랐다.

‘회사의 주인은 직원’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의미가 좀 퇴색했지만 그만큼 주인의식을 갖고 일해야 회사와 직원 모두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아빠찬스’ 의혹 또는 아들을 선호(?)하는 관습으로 회사가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1위 제약사’와 ‘가장 오래된 제약사’라는 명성에 흠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방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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