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육양국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투시도. ⓒSK에코플랜트
▲국내 첫 ‘육양국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투시도. ⓒSK에코플랜트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의 단순 시공을 넘어 개발·운영 등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특히 건설사들은 전담조직을 운영하거나 자회사와 조인트벤처(JV)를 활용해 시공 이상의 전문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 경영 핵심 인프라로 연 평균 두 자릿 수 성장이 예상되는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다만 기존에 시공 경력을 보유하던 건설사가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임대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대해 일각에선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대림·GS건설·SK에코플랜트 데이터센터 투자·개발·운영 속도

7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림은 지난달 29일 첫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인 서울 가산동 데이터센터 착공을 알렸다. 이번 사업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대림이 사업 기획부터 부지 선정 및 매입, 자금조달 등 개발 사업 전반을 주도했다. 2025년 준공 및 서비스 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 사업은 DL이앤씨가 시공을 맡는다.

GS건설도 시공을 넘어 디벨로퍼로써 투자·개발·운영까지 참여한 데이터센터 ‘에포크 안양’를 준공했다. 데이터센터 준공 자체는 10번째 실적이지만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를 통해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앞서 GS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하나금융그룹 IDC 등 총 10건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GS건설이 안양시 호계동에 준공한 ‘에포크 안양 센터’는 지하 3층~지상 9층 총 40MW 용량 규모의 시설이다. 약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는 연면적 2만2,500평방미터 수준의 규모에 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갖춘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에포크 안양 센터는 약 3km거리에 있는 두개의 변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으며, 하나의 변전소가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곳에서 전력을 수급 받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 역시 지난해 포항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에 성과를 거뒀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9월 경북 포항에 국내 첫 육양국(陸揚局, Landing station)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에서 데이터센터 캠퍼스 설계·구매·시공(EPC) 뿐 아니라 ▲부지확보 ▲인허가 취득 ▲운영사 합작법인 설립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지방분산 활성화와 디지털 인프라 사업 시장개척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 전반 디지털 전환(DT) 가속화, 빅데이터 관련 산업 증가 등 늘어나는 국내외 ICT수요에 따라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이 서울·수도권이나 부산이 아닌 경상북도 포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추진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수급 불균형 해소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일환으로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인데 이번 사업이 첫 민·관·공 협력사례로 남을 수 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SK에코플랜트는 DCT텔레콤, KB자산운용과 1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캠퍼스(집적단지) 및 이와 연계한 국제 해저 광케이블, 육양국을 조성하게 된다. 육양국은 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국내에는 현재 부산 지역에 집중돼있다. 

◆개발·운영 전문성 우려에 건설사 "전담팀·자회사·JV 등 활용" 

시공을 전문으로 하던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사업 영역을 개발과 운영, 임대 등으로 확장하는 데 대해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기업체 운영에 있어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시공에 있어 다른 공사 대비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건설사가 이전까지 데이터센터의 시공을 맡아왔는데 개발과 운영 등 분야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이나 역량이 되는지는 의심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시공 외 분야에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 전담조직을 운영하거나 자회사, 합작법인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림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에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라며 "이번 사업은 전문성을 보유한 DCI와 합작법인 '가산 DC JV)를 설립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DCI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가 전액 출자한 회사다. 데이터센터 시설 구축 및 운영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DCI는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다양한 개발 단계에 있는 총 130M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대림은 이번 사업을 초석으로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사와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을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GS건설도 디벨로퍼로써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디씨브릿지는 이번 에포크 안양 센터 운영에 참여한다. 2021년 설립한 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을 통해서는 에포크 안양 사업의 기획과 투자 운용, 사업 관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전담부서도 운영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신사업부문 내 전담 부서도 운영되고 있다"며 "신사업부문 DC사업팀에서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기획,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축적된 데이터센터 EPC 및 디벨로퍼 경험을 바탕으로 캠퍼스, 모듈러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센터 상품을 개발 중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등 환경 변화에 맞춘 사업모델 구축과 연료전지 등을 활용해 탄소배출은 줄이고 전력효율은 높인 ‘그린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사내 별도 디지털센터 팀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별도 사내 스마트데이터센터 전문조직을 두며 기존 보유한 데이터센터 EPC 역량에 사업개발 수행 역량까지 더하며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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