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교수 발언 논란...학교측 "부적절 발언" 뒤늦게 사과

[SR타임스 이정화 기자] 서강대학교 교수가 트렌스젠더 학생에게 성차별적인 발언 논란이후 3개월 여 만에 학교 측이 뒤늦게 사과문을 냈다.

7일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성전환자 A씨는 신입생 필수 교양과목에 포함된 2박 3일의 합숙 수업과 관련, 센터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A씨는 센터 쪽에 자신이 주민등록상 여성이지만 성전환 수술로 남성이 됐음을 밝히며 합숙 대신 통학이나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

전화를 받은 센터의 교수는 "호적에 따라 여자 방에서 자면 되는 거 아니냐. 본인이 가기 싫어서 안 간다는 거죠?"라고 반응을 보였다.

이로인해 심한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낀 A씨는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에 사실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친절하게 존댓말을 하던 교수는 내가 트랜스젠더임을 밝히자마자 웃음기 섞인 반말로 응대해 울컥 화가 솟았고 대화를 계속할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호르몬 투여 때문에 내 외모는 신체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한다고 느끼는 '시스젠더 남성'과 다르지 않다"며 "교내 행정 절차를 거칠 때마다 수많은 교직원에게 커밍아웃해야 하는데 또 어떤 일을 겪을지 막막하고 두려웠다. 학교를 계속 다닐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의 고민을 접수한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는 "해당 발언은 분명히 차별에 해당하고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센터 측에 항의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인성교육센터는 지난달 31일에야 뒤늦게 사과문을 내놨다.

센터는 사과문에서 "교직원이 해당 학생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했다"며 "현실적 제약을 인식하지 못한 채 호적에 따라 여성용 침실에 숙박하라고 해 큰 상처를 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이 성 정체성을 밝힌 후 교직원이 반말을 쓰며 차별적으로 대한 점도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공감대를 갖고 응대할 것을 약속드리며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수강에 제약되는 부분을 사전에 상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소수자협의회와 협조해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는 “숙박, 분반 등에서 성별을 이분법 잣대를 적용해 남녀로 구분하는 모든 학사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학교 쪽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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