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픽사베이

한은, 기준금리 2회 연속으로 0.25%포인트 인하

“스트레스 DSR 등이 수요 억제…시장 영향 미미”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기준금리가 두 달간 2회에 걸쳐 낮아진 만큼 금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부동산 시장이 매수세 증가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세가 살아나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종전 3.25%에서 3%로 낮췄다. 지난 10월 0.25%포인트 낮춘 데 이어 2회 연속 인하를 결정했다.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이자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매매 등 대출을 필요로 하는 부동산 시장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내며 이로 인한 부동산 가격 상승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론적 요인일 뿐 현재와 같이 정부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선 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약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실시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출 총량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기간 중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을 기준으로 3개월 연속 매매 거래량이 떨어지고 가격 상승폭을 축소하는 등 잠잠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000가구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19.2%가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 4,840건의 거래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최처치다. 대출규제가 본격 시행됐던 9월 전인 7월과 8월에 각각 9,518건, 7,609건 등 거래를 기록했던 데 비해 크게 떨어진 거래량이다.

지난 25일 기준 집계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4%를 기록하며 전주 0.06% 대비 오름폭을 축소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0월 둘째 주(0.11%) 이후 4주 연속 폭이 축소되다 전주에는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이번주 다시 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됐으나 부동산 시장엔 대출규제로 인한 억제 효과가 있어 시장은 한동안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적어도 연내에는 가격 상승세나 거래량 급증 등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이번 금리 인하는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이어 수도권의 디딤돌론 대출 등 여신규제가 강화되며 수도권 주택가격이 약보합을 보이고, 거래량이 크게 꺾이자 부동산시장 불안보다는 경기둔화 우려에 방점을 찍어 단행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함 랩장은 “연내에는 겨울 계절적 비수기에 금융권 여신 태도도 보수적일 전망이라서 2차례 걸친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당분간 주택 거래시장의 숨 고르기와 수요자 관망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연말 주택 거래 총량은 2023년 말 수준까지 감소하고 가격흐름도 보합 또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기존 대출자들이 변동금리를 적용할 경우 부담이 줄고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는 등 부동산 시장에는 기본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그럼에도 지금 부동산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영향이 다소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스트레스 DSR 때문에 대출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고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도 한정돼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구매자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 구매 심리 지수는 높아질 수있어도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역시 "부동산 투자수요가 높은 시기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동력이 되겠지만 투자 심리가 지금처럼 꺾인 상황엔 호응을 받기 어렵고 한국은행도 이같은 부동산 가격 변동률, 가격흐름, 투자심리로 인해 시장에 금리 영향이 미미할 거란 판단으로 인하를 단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소장은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과 부동산 가격 단기급등으로 인한 피로감, 대출 규제 등이 맞물려 긍정적 요인의 영향을 받긴 어렵다"며 "또 시중은행 금리는 실질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도 내리지 않는 등 연동이 안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연내에 부동산 시장이 진작 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