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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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광명, 인천 송도, 서울  동대문구·강북구 등 수도권 마이너스피 매물 나와

부동산 가격 급등 피로감, 대출규제 등 투자심리 위축…양극화 심화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아파트 매매 수요가 높은 수도권에서도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이너스피)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마이너스피는 기존 분양가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매매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나홀로 아파트 등 단지 조건이 좋지 않거나 입지 경쟁력이 없는 경우 마이너스피 거래가 나오긴 하지만 수요자 사이 신축 현호 현상이 짙은 가운데 서울에서도 마이너스피 거래가 나오는 만큼 시장에선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2일 아파트실거래가 분석 앱 아실과 네이버 부동산 등에 따르면 경기와 인천지역의 경우 평택에선 내년 8월 입주 예정인 평택화양 휴먼빌 퍼스트시티 전용 84㎡는 분양권 매매가격이 4억8,000만원대로 책정돼있다. 이는 초기 분양가 대비 2,000만원 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광명에서도 이달 입주를 앞둔 트라우스 광명 단지에서 전용 84㎡이 마이너스피 2,000만원, 3,500만원, 4,000만원 등으로 매물이 나왔다.

인천에서도 송도럭스오션SK뷰 전용 84㎡에서 2,000만~5,000원 등 마이너스피 거래 매물이 나와있다. 차익을 누리지 않겠다는 이른바 무(無)피 매물도 적지 않다.

마이너스피 매물은 서울에서도 나오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조성된 신설동역자이르네는 전용 42㎡에서 20층 매물이 분양가 대비 1억6,000만원 낮은 마이너스피 거래 매물이 등록돼있다.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중층에서도 8,200만원, 9,600만원 등 낮은 가격으로 매물이 있다. 또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 단지에서도 전용 80㎡를 기준으로 각각 3,000만원, 6,000만원, 7,000만원 마이너스피 매물이 소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이너스피 매물 증가는 단지의 입지, 시장 미래 가치 등 경쟁력의 차이로 인해 나오기도 하지만 고분양가 시기가 지속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4분기 들어서며 아파트 거래 총량이 급격히 떨어졌는데 이 처럼 거래 회전율이 좋지 못한 시장에서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서 마이너스피 거래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에서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고 있고 입주 단지들의 후취담보를 제한한데다 집주인의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도 막혀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올해 7~8월까지만 해도 기대감이 높았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다시 침체되면서 마이너스피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에서 나오는 마이너스피 거래 매물의 경우는 단지 조건 대비 분양가가 높거나 소규모 단지 등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데 수요자들도 굳이 프리미엄까지 주며 매매를 해야하냐는 심리가 생긴다"며 "점차 입지 또는 단지 브랜드 등 경쟁력이 높은 단지의 중소형 매물을 위주로 수요가 몰리며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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