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동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지분 매수는 경영권 강화 차원이며 적대적 M&A와 관련이 없다고 했으나 고려아연 측은 법적대응을 고려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영풍정밀 등 ㈜영풍의 주주들이 고려아연 지분 공개 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 자산가치 대부분인 고려아연 지분을 장형진 등의 사익을 위해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넘겼다”고 반발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12일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과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된 후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두고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적대적 M&A’라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는 대표이사가 전원 구속되고 범죄와 무능경영을 책임져야 할 영풍의 장 고문과 이사 등이 중국 등 해외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와 결탁해 상장법인 영풍을 마치 사유재산처럼 불법행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를 위한 이른바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영풍은 회사 차원에서 손해를 입게되는 반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MBK에게 넘어간다는 점에서 결국 영풍 전체 주주들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의 지분 인수 내용에 대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영풍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는 내용 등의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면서 적법하고 정당한 경영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계약이 영풍의 전체 주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영풍 기업집단의 동일인 장형진을 위한 의사결정이란 점은 이미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다”며 “고려아연, 영풍 및 영풍정밀 주주들은 금번 위법 및 부당한 공개매수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함으로써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이사 및 경영진을 포함하여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한 법적인 조치로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청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경영협력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각종 가처분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지 적대적 경영권 탈취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은 장형진 고문을 동일인으로 하는 ‘영풍’그룹 기업집단 계열사이고 영풍 및 장씨 일가는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공개매수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와 함께 시장을 통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MBK파트너스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2005년에 설립돼 국내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국내 사모펀드’이며, 중국계 펀드가 아니다”라며 “MBK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하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은 국내 및 세계의 유수의 연기금들과 금융기관들로서, 중국계 자본이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최대주주인 영풍과 장씨 일가는 소모적인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고려아연을 전문경영체제로 전환해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 기업 경영 전문가이자, 투자 전문가인 MBK파트너스에게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일임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이 울산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측의 갈등은 영풍그룹 특유의 지분 구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 고(故) 최기호·장병희 명예회장의 후손들이 공동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은 장 명예회장의 아들이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최 명예회장의 손자다. 양가는 2세까지 우호적 관계 속에 공동 경영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3세인 최 회장이 고려아연 대표에 취임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양측은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과 정관 변경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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