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비닐 등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불가능한 ‘패키지(Package)’가 이상 기온과 생태계 교란의 주원인으로 대두되면서 유통기업이 대책 마련에 더욱 고심하는 분위기다. 최근 음료·뷰티 기업들이 환경보호 패키지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KORA, 이하 유통지원센터)의 생산물책임재활용제도(EPR)도 주목받고 있다. 유통가의 지속가능 환경을 위한 해법 찾기 면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저탄소인증 제품 7종. ⓒ롯데칠성음료
▲저탄소인증 제품 7종. ⓒ롯데칠성음료

패키지 제조 방식부터 폐기 후 재활용까지 환경에 방점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ESG 중 삶과 직결된 환경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이 촉발한 기후 이변으로 북극의 빙하가 녹거나 녹지가 줄어드는 사막화 현상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타격받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플라스틱과 같은 패키지가 꼽힌다. 

현재 해외에서는 폐플라스틱에 대해 재생원료를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식품용 페트병에 대해 내년까지 25%, 2030년까지 30%, 미국 캘리포니아는 플라스틱 포장재에 내년까지 25%, 2030년까지 50%에 해당하는 재생원료를 사용토록 제도화 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환경 이슈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유통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식음료·뷰티 등 제품군에서 패키지는 뗄 수 없는 존재다. 과거엔 제품을 돋보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패키지 디자인에 치중했다면, 현재는 패키지 제조 방식부터 폐기 후 재활용 여부까지 환경을 모티브로 방향을 다각화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 추진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 패키지와 관련 식음료 기업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롯데칠성음료는 일반 소비재를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생산된 음료, 주류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패키징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키징 자재 조달부터 사용 후 폐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과 제품 소비 단계에서 품질과 소비자 건강과 같은 사회적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패키징 이슈를 관리하는 체계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에 힘쓰고 있다.

음료와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 플라스틱·알루미늄·유리·종이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사용 비중이 높고 환경 영향이 커서 전 세계적 이슈인 플라스틱 패키징, 페트병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사회 산하에 있는 ESG 위원회가 패키징 이슈를 관리 감독하는 총괄 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플라스틱 출고량은 증가세이고,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생산자에게 출고량 감축 규제가 예고됐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규제 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플라스틱 감축 로드맵을 수립했고, 올해 상반기에 ESG 위원회가 로드맵을 검토 및 승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로드맵은 2030년까지 ‘신재 플라스틱 사용량 20% 감축’을 목표로, 크게 ‘경량화’와 ‘재생 원료사용’을 2대 전략 방향으로 설정됐다. 신재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된 원료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으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생산되는 ‘재생 플라스틱’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롯데칠성음료가 목표하는 지속가능 패키징 2대 전략 방향의 세부 해법은 ▲플라스틱 패키징 경량화 ▲재생원료 플라스틱 사용 ▲무라벨·숏라벨 제품 확대 ▲재활용 용이성 개선 등이다.

특히 먹는물과 음료 포장재에 주로 사용되는 무라벨 페트병은 이물질 함량이 낮아 고품질의 재활용 원료로 평가받는다. 소비된 무라벨 페트병은 분리배출, 파쇄, 용융과정 등을 거쳐 재생원료로 재탄생한 후 다시 페트병을 제조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속가능 패키지에 진심인 롯데칠성음료의 노력은 올해 발간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오롯이 드러나 있다”면서 “환경과 공존하며 제품력을 높일 수 있는 패키징 해법 마련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유리병 수거함. ⓒ아모레퍼시픽그룹
▲화장품 유리병 수거함. ⓒ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플라스틱 포장재 100% 재활용 목표

뷰티 기업 중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속가능한 제품 개발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품을 개발을 위한 생산 사업장을 포함한 사무실에서의 활동, 원료 및 포장재 생산에서의 환경영향, 소비자가 제품 사용 시 발생하는 환경영향 등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품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주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GHG)을 측정해 분석한다.

이와 함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제품 생산 전 과정 관점에서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장품 포장재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단계에서도 에너지를 최소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포장재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제품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플라스틱 포장재는 100% 재활용이나 재사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한다는 목표를 올해 3월 공개했다.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중 가장 우선적인 방법은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이다. 제품의 환판(내용물 덮개), 바닥 장식 등의 사용량을 줄여 최소한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설화수, 라네즈, 헤라, 프리메라 등 브랜드 전반에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총 1,080톤의 신규 석유 유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고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할 경우 약 1,620tCO2e를 감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새로운 리필제품(주요 내용물만 갈아 끼울 수 있는 제품)을 30개 이상 확대했다. 이는 본품과 비교했을 때 약 50%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을 보인다. 소비자는 본품 대신 리필제품 구매하면서 가성비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미 사용한 플라스틱을 소비자로부터 다시 수거하고, 일부는 제품에 재활용해 순환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해법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 등 사용을 최소화해 재활용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비롯해 지난 4월에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화장품 유리병 회수를 위한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를 비롯해 제품 전반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경발자국을 최소화하고자 한다”며 “이는 창조적 순환 정신을 담은 지속가능 패키지, 생산사업장의 탄소 중립 전환 노력을 통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활용 플라스틱의 사용, 유리 용기 도입, 리필제품 확대 등 제품 디자인과 소재에서 순환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지원센터, 기업과 다양한 자원재활용 협력

ESG 기반해 재활용 촉진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사회 조성에 기여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조직이 있다. 바로 유통지원센터다.

유통지원센터는 지난해 제6대 이명환 이사장이 취임했으며, 환경부의 설립 인가를 받은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유통지원센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EPR 대상 포장재 폐기물 회수 재활용 의무이행 대행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EPR 제도는 폐기물 중 일정량 이상 자원으로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한 것으로 1992년부터 적용된 ‘폐기물예치금제도’를 보완, 2003년 시행됐다. 이명환 이사장은 이 제도를 현실에 맞추기 위해 첫 개혁과제로 꼽은 바 있다.

유통지원센터의 주요 기능은 ▲자원재활용법 제16조에 따른 재활용의무생산자의 포장재 폐기물 회수‧재활용 의무이행 대행 ▲회수‧재활용 실적확인‧점검 및 회수‧재활용사업자에 대한 지원금 지급 ▲재활용가능자원유통지원시스템, 차량자동계량프로그램 구축‧운영 및 회수‧재활용산업 활성화 ▲재활용가능자원의 안정적인 수요 및 공급을 위한 공익사업 ▲회수‧재활용 촉진 교육‧홍보 및 재활용사업자 기술지원 등 크게 5가지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유통지원센터는 자원재활용 관련 다양한 기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언급된 아모레퍼시픽그룹과 화장품 유리병 회수·재활용 활성화 MOU 외에도 이달 초 유통지원센터는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한 먹는물·음료·병입수돗물 업계 9개사와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과 무색 페트병 재생원료 사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당 협약 이후 롯데칠성음료 등 9개사는 국내에서 배출된 무색 페트병으로 재탄생된 재생원료(펠릿)를 최소 10% 이상 사용한 식품용기를 생산하게 된다.

유통지원센터·공단·공제조합은 9개사 재생원료를 사용해 생산된 먹는물·음료 및 무색페트병에 대한 품질 등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위한 발걸음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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