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동의 등 초등생 비뇨기계 건강검사 주의사항 준수해야

▲ 초등학생의 건강검진 시 부모의 동의없이 생식기를 검사하는 것은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pixabay)
▲ 초등학생의 건강검진 시 부모의 동의없이 생식기를 검사하는 것은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pixabay)

[SR타임스 최헌규 기자] 건강검진이라 해도 아동의 성기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지난 해 5월 모 초등학교 4학년 학생 건강검사 실시 도중 검진 의사가 가림막 안에서 남학생들의 생식기를 만지며 검진을 했다는 진정이 인권위에 제기됐다. 아동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진정이었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 해당 진정에 대해서는 진정인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고 아동들의 법정 대리인인 부모들이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보호자의 동의 없이 임의로 검사한 이 사건과 관련해 해당 교육감에게 관내 학교가 학생들 비뇨기계 건강검사 검진방법 및 주의사항을 준수하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교육부령인 ‘학교건강검사규칙’에는 학생들의 비뇨기 검사는 비뇨・생식기 이상증상이 있거나 검진을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검진을 실시할 수 있다. 또 비뇨기계 검진 시 반드시 보호자 또는 간호사가 함께 있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학교와 건강검진 업체 간 비뇨기계 검사에 대한 사전 협의가 없었고, 학교는 건강검진 업체나 검진의사에게 비뇨기계 검사 관련 주의사항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검진의사는 건강검사를 위해 설치된 가림막 안에서 보호자나 간호사 없이 4학년 남학생 대다수의 속옷을 벗도록 한 뒤 비뇨기계 검사를 진행했으며, 일부 학생들에 대해 손으로 생식기를 만지며 검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는 건강검사 시 비뇨기계 검사를 함께 진행한 것을 검사 중 알게 돼 중단시켰고, 이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또 비뇨기 전공의인 검진의사는 “최근 학생들의 생식기 기형이 증가하는 추세로, 검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진행했다”며, “비뇨기계 건강검사의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학교와 검진의사가 ‘학교건강검사규칙’의 비뇨기계 검진방법과 주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검진 받은 학생들이 성적 수치심이나 당혹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진정에 대해서는 각하하고, 해당 교육감에게 “관내 학교들에 대해 학생 건강검사 시 비뇨기계 검사는 사전에 실시여부를 명확히 하고, 관련 규정상 검진방법 및 주의사항을 준수하도록 관내 학교를 지도·감독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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