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 확장을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이는 CJ그룹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사업 비전인 '월드베스트 2030, 그레이트 CJ'와 맞물려 있다. CJ그룹이 인수한 대표적인 해외 문화콘텐츠 기업은 ▲터키 최대 영화사업자 마르스 엔터테인먼트 그룹(MARS)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통합 법인인 CGI홀딩스 ▲피프스시즌(옛 엔데버 콘텐트·영화 ‘라라랜드’ 제작사)이 있다. 특히 창사 이래 최대 빅딜이라고 불리는 피프스시즌 인수는 이미경 CJ ENM 부회장의 성과로 불린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M&A가 부메랑이 돼 계열사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SR타임스는 CJ그룹의 그레이트 CJ의 한 축인 엔터사업 자회사 두 곳을 분석해 리스크 요인과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편집자주> 

 

▲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 전경 ⓒ CJ ENM
▲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 전경 ⓒCJ ENM

CJ ENM 지난해 적자에도 CEO 연봉은 되레 늘어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CJ ENM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22일 CJ EN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해 매출 4조3,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고, 영업손실 146억원, 당기순손실 3,996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이 회사의 전신인 CJ오쇼핑과 CJ E&M이 2018년 합병한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CJ ENM의 당기순손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넷마블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법 손실 때문이다. CJENM의 지난해 총지분법손실이 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넷마블에서 발생한 지분법손실(566억원)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차입금 부담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의 순차입금은 2조1,565억원으로 전년(2조2,746억원)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6,872억원) 이후 급격한 순차입금 증가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영업 성과 역시 부진하다. CJ ENM의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영화드라마 부문의 손실을 가장 컸다. 지난해 CJ ENM의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마이너스(-) 636억원 ▲영화드라마 부문이 -975억원 ▲음악부문 709억원 ▲커머스부문이 693억원을 기록했다. 

영화드라마 사업 부진은 해외 자회사의 손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 ENM의 해외 자회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 콘텐트)은 지난해 기준 매출 3,476억1,986만원, 당기순손실 1,179억1,527만원을 기록했다.

CJ ENM 관계자는 “자사의 미국 자회사 피프스시즌의 적자는 현지 작가·배우 노조 파업 장기화로 작품 제작 및 공급(딜리버리)이 지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에 대해 “영업외적으로는 M&A 등으로 확대된 차입규모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비용 부담 증가세가 지속됐다”며 “피프스시즌 등에 대한 영업권 손상차손, 일부 지분법손실 인식 등으로 영업외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CJ ENM은 지난 2021년 11월 피프스시즌의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7,500만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했다. CJ ENM의 피프스시즌 인수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한 취지다. 이는 이미경 부회장의 역할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피프스시즌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아리엘 에마누엘(ArielEmanuel)은 “이미경 부회장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 덕분에 CJ ENM이 피프스시즌의 가치를 지속시키는 한편 글로벌로 성장시킬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충무로의 '큰 손'으로 영화산업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피프스시즌은 지난해 4분기 흑자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적자를 줄일 여지는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피프스시즌은 올해 TV·영화·다큐 포함해 25편의 딜리버리를 목표하고 있다”며 “연간 손익분기점을 가정해도 800억원 내외의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경영진의 '모럴 헤저드'는 논란거리다. CJ ENM은 지난해 적자에도 CEO의 연봉은 오히려 늘어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구창근 CJ ENM 대표의 총 연봉은 19억5900만원이다. 이는 이익 성장을 내고도 물러난 강호성 전 대표 연봉(18억5,000만원)보다 많다. 반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8,200만원으로 전년(8,400만원)보다 적다.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38명으로 전년(3,440명) 대비 400명 이상 감소했음에도 직원 연봉은 삭감되고 대표이사의 연봉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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