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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들이 '테크(Tech, 기술)' 활용을 늘리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 로봇·드론, 식품공학 등 연구·개발(R&D) 기술을 상품·서비스에 접목시키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생산성·효율성·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저출산·초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대체하고 식량부족, 환경오염에 대응해 성장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에 SR타임스는 먹고, 소비하고, 자고, 활동하는 인간 삶의 질과 직결된 영역에서 유통기업이 활용하는 농업·푸드·리테일·슬립·C테크를 총 5회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기후테크(C-Tech)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기술로, 기후(Climate)·탄소(Carbon)·청정(Clean)의 영어단어 앞머리 글자 'C'를 따서 'C테크'로도 불린다.

C테크는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모든 기술을 통칭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169억달러(약 22조원)이던 기후테크 산업 규모가 2032년에는 1,480억달러(약 2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통기업, C테크 활용한 상품·서비스 개발 '속도'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기업들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의 하나로 C테크를 활용해 에너지절감·자원순환·탄소배출량 회계 시스템·체계를 비즈니스모델·공장에 도입하고 상품·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오비맥주는 탄소회계 소프트웨어(SaaS) 기업인 후시파트너스와 협업해 탄소배출량 측정 관리 체계를 도입해 올해 2월 협력회사까지 확대했다. 후시파트너스는 탄소회계관리 소프트웨어 '넷지'를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기업들에 제공해 스코프 1, 2, 3 탄소 배출량 측정·감축을 지원한다.

풀무원은 올해 1월 '넷제로' 전략을 선포했다.  넷제로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Scope 1(직접 배출)·2(간접 배출)·3(전반 발생)으로 구분하고, 온실가스 배출(Scope 3) 총량을 2050년까지 0으로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KT&G도 같은 달 SK E&S와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PPA)를 맺었다. 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로부터 사용자가 전기를 구매하는 제도이다. 이번 체결을 통해 KT&G는 총 전력 사용량의 7.5%를 재생전력으로 대체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 6,640 tCO2를 감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유통기업들은 C테크에 힘을 쏟았다.

​하이트진로는 지분투자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에이라이프와 나누가 지난해 12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에 선정됐다. 하이트진로는 2022년 일반 기업 최초로 팁스 운영사로 선정돼 활동 중이다.

에이라이프는 대체육의 원료가 되는 ‘식물성 조직 단백질(TVP, Textured Vegetable Protein)’ 최적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식물성 미래 대체 식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누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펄프 몰드·용기 개발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및 순환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액화수소 탱크 트레일러 운송사업을 개시했다. 인천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액화수소를 전국 12개 충전소에 운송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받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CJ대한통운은 수소물류 관련 기술 안전성 및 인력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유통사 최초로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 이하 SBTi)’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SBTi가 정의한 ‘스콥1~3'에 따라 원자재 추출부터 제품 폐기까지 유통업 밸류체인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관리하고, 감축을 위한 이행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상은 지난해 1월 탄소중립을 위한 ‘제로캠페인’ 농가 온실가스감축 설비 1호 준공했다. 대상은 2021년 11월 정읍시, 한국기후변화연구원과 ‘농업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사회공헌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가 온실가스감축 설비 지원사업을 진행해왔으며, 이번에 첫 결실을 맺게 됐다.

‘제로캠페인 파트너스’ 1호로 선정된 ‘따옴농장’에는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에너지절감 설비 공기열히트펌프가 설치됐다. 공기열히트펌프는 기존 가온설비 대비 에너지 절감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환경부 검증을 통해 탄소배출거래권도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이마트는 2009년 업계 최초로 트레이더스 구성점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이마트 제천점에 지열시스템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기준 37개소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있다. 2022년 기준 재생에너지 생산량만 5,547 MWh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원재료-생산-소비-폐기에 이르는 ESG 지향점인 ‘Nature to Nature’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로 한다. 지난해 관련 매출은 총 3,730억원이다. 식품사업부문은 식물성 식품 전문브랜드 ‘플랜테이블’, 식물성 음료 브랜드 ‘얼티브’, 푸드 업사이클링 스낵 브랜드 ‘익사이클 바삭칩’ 등이 있다. 바이오사업부문은 퇴비화가 가능한 생분해 소재 PHA를 비롯해 ‘L-Met Eco’, ‘X-SOY’ 등의 사료용 아미노산 제품이 포함된다. 지난해 신설된 FNT사업부문에서는 천연 프리미엄 조미소재 솔루션인 TasteNrich®, FlavorNrich™ 등과 클린라벨, 비건인증 제품 등이 있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관합동 투자 진행

'C테크 선두주자'인 미국은 에너지 절감·자원순환 플랫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2~3년간 C테크가 화두로 부상한 만큼 아직 이 시장이 활발히 전개되는 상황은 아니다. 국내 시장은 이제 C테크에 대한 정의가 정립되고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정부 주도로 민관합동투자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를 지난 2022년 3월 구성했다. 탄녹위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과 녹색성장의 추진을 위한 주요정책·계획, 그 시행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중소벤처기업부·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C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탄녹위는 C테크 유형을 크게 ▲클린테크(재생에너지·에너지신산업) ▲카본테크(탄소포집·공정혁신) ▲에코테크 (자원순환·업사이클링) ▲푸드테크(대체식품) ▲지오테크(우주·기상) 등 5개 분야로 분류하고 2027년까지 민관 투자 펀드를 조성해고, C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고 육성하고 있다.

정수종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은 "C테크의 올해 화두는 '로드맵'과 '수익모델' 구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C테크의 방향성과 기술개발 등을 어디에 집중할 지, 녹색금융의 일환으로 어떻게 투자돼야 하는지,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등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가야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중요한 상황이고, 실질적인 수익 모델이 되기 위해 글로벌 트렌드처럼 기술, 금융 등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에 대한 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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