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죽이고 보니 죽어 마땅했다?!...딜레마 속의 딜레마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오는 9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파격적인 스토리로 화제를 불러모은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이 리뷰에는 시리즈 1~ 4화까지의 내용 중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대한 지 6개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중인 복학생 이탕(최우식)은 취업 준비보다는 캐나다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의지를 다지기 위해 캐나다 풍경 그림까지 주문했다. 하지만 자취방 벽에 못을 박을 망치가 없는 게 문제. 점장에게 대충 이야기하고 망치를 빌려 귀갓길에 오르던 이탕은 일어나지 말아야 할 끔찍한 일에 휘말린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하필 그때 왜 없던 용기가 갑자기 난 걸까? 이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우발적인 살인을 연속적으로 저지른 이 탕에게는 극심한 양심의 가책과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상했다. 당장이라도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올 것 같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탕이 죽인 사람들은 죽어 마땅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로 밝혀진다. 심지어 기적처럼 현장에 남아있던 증거는 전부 사라지거나 훼손된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장난감(손석구)은 바로 보이는 것보다는 본능적인 직감을 믿고 사건을 추적하는 강력계 형사다. 살인사건 참고인으로 이탕을 처음 만난 이후 뭔가 있다는 감에 따라 그의 뒤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탕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와 관련된 의문의 빌런 송촌(이희준) 뒤를 쫓는 그는 진실에 접근해 갈수록 형사의 직업윤리와 사적 감정 사이에서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탕이 저지르는 살인은 법이 단죄하지 못한 죄에 대한 정의 구현일까 아니면 그저 연쇄살인에 눈뜬 범죄자의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의 연출을 맡았던 이창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과 편집으로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이창희 감독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장면 전환과 교차편집을 활용한 연출기법으로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탁월한 심리묘사를 구현해낸다. 예를 들면 이탕이 생수병을 던지면 다음 컷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치환되는 등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같은 장면 전환이 연출된다. 매 에피소드마다 어떤 형태로 장면 전환을 보여주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이 시리즈를 재미있게 감상하는 관전 포인트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심리적 묘사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려한 미장센을 갖춘 영상은 인물들의 대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특히 4컷 웹툰이 가진 여백의 미를 살렸다. 빈 공간이 주는 상상력을 섬세한 연출로 영상화해낸 부분은 극찬할 부분이다. 플롯에서 특정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 고속촬영 슬로우모션 시퀀스로 변화를 줘 영화적 긴장감과 집중력을 불러일으키는 연출도 자연스럽게 서사에 녹아든다. 흔히 봐왔던 기법이지만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에피소드마다 이탕과 장난감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도 매회 흥미진진하다. 그 중심에는 최우식, 손석구 배우가 있다. 웹툰 속 인물의 심리와 정서를 높은 순도로 뽑아내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보여준다. 5화부터는 송촌 역 이희준 배우의 내외적 연기 변신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리즈가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음악에 있다. 달파란 음악감독이 맡은 오리지널 스코어는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강렬하다. 1화 엔딩곡인 루시드폴의 ‘평범한 사람’을 비롯해 산울림의 ‘슬픈장난감’, 스텐딩 에그의 ‘오래된 노래’ 등 삽입곡들도 작품의 서사와 맞물려 감성을 자극한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1화는 평범한 대학생 이탕의 인생 변곡점, 2화는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이탕의 고뇌, 3화는 정체불명의 인물 노빈의 등장, 4화에서는 이탕의 각성 등이 핵심 플롯이다. 4화 후반에서는 살인자 이탕과 형사 장난감의 엇갈린 대비를 보여주는 몽타주 편집과 OST의 앙상블이 백미다. 아울러 송촌의 등장은 5화 이후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은 일단 4화까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제작해 히트했던 작품 수준의 끊을 수 없는 스토리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 웹툰 원작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동시에 사실적 표현의 실사화에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화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도 웰메이드 스릴러로 마무리 된다면 ‘오징어 게임’ 이후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히 가진 작품이다.

판타지, 추리극, 누아르의 장르적 재미와 카타르시스, 아이러니, 딜레마가 공존하는 ‘살인자ㅇ난감’은 오는 9일 공개된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넷플릭스

 

제목: 살인자ㅇ난감 (A Killer Paradox)

원작: 웹툰 살인자ㅇ난감 (꼬마비 저)

연출: 이창희

각본: 김다민

출연: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外

제작: 쇼박스, 렛츠필름

제공: 넷플릭스 (Netflix)

공개: 2024년 2월 9일

평점: 8.0/10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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