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각 사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각 사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주요 라면업체 3사가 올해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물가상승 수혜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흐름 속에 해외시장에서 가성비 좋은 식품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1년 전보다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다 해외시장의 K푸드 인기가 빅3 라면업체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3 라면업체(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2,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938억원) 보다 22% 증가한 액수다.

회사별로는 농심이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농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6% 늘었다. 오뚜기는 영업 외 수익(전년 부동산 매각) 탓에 같은 기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오뚜기의 2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38.4% 증가한 424억원을 기록해 견조세를 이어갔다. 삼양식품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22.4% 증가했다.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보다 마진율이 높은 해외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실적견인을 주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지 주요 유통업체 입점을 통한 유통망 확대와 공장증설을 기반으로 라면 판매량이 늘었는데, 자연스레 전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 오뚜기, 뉴질랜드 고성장…생산설비·유통망 확대 집중

오뚜기는 현재 뉴질랜드·미국·베트남 3개 국가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는 해외법인 중 뉴질랜드 법인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반기순이익 7억6,9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9,900만원) 대비 무려 677.93% 증가했다. 뉴질랜드산 엑기스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꾸준히 생산설비의 교체와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지 식품 주요 유통망에 상품 공급을 확대하면서 반기순이익 62억2,2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억4,900만원) 대비 189.58% 증가했다. 지난해 6월에 335억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해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반도 다지고 있다.

베트남은 반기순이익 8억3,500만원으로 전년 동기(7억3,400만원) 대비 13.75% 증가해 다른 해외법인과 비교했을 때 소폭 증가했다. 오뚜기 측은 “편의점(CVS), 실수요 공장, 외식업체 등을 공략 중이며 라면 현지 생산과 판매를 통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 농심, 영업익 절반 해외서…2025년까지 미국 제3공장 증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절반을 해외법인에서 거뒀다. 특히 미국법인에서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미국법인의 상반기 매출은 3,162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337억원으로 536% 증가했다. 미국법인의 영업이익이 농심 상반기 영업이익(1,175억원)의 무려 28%를 차지하는 셈이다.

농심은 월마트 등 미국의 대형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신속하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코스트코(Costco)에서 47%, 샘스클럽(Sam’s Club)에서 95%의 매출 성장률을 거뒀다.​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내 라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기존 한국 생산 제품 수출에만 의존하던 것을 벗어나 미국 제2공장 가동을 통해 공급 확대에도 힘썼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연 매출 15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 삼양식품, 미국·중국법인 현지 안착…불닭볶음면 생산·입점 확대

국내 라면 수출 실적의 60%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증가에도 해외 수요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 삼양식품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해외법인에서 불닭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앞서 불닭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국내외 매출은 2016년 3,592억원에서 지난해 9,090억원이 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 불닭 브랜드 제품의 해외 매출만 4,80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는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법인은 주요제품인 불닭볶음면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면서 올해 하반기도 중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출시·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법인은 월마트 등 미국 내 주류채널에 입점을 지속하면서 매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도모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해 5월 준공한 밀양공장을 거점으로 불닭 브랜드 제품의 생산을 더 늘릴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호조세와 해외법인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성장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며 “회사의 성장세에 발맞춰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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