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란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박덕규 케이시시정공대표(오른쪽)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의 바우바우한글학당에서 무문자족인 찌아찌아족에 한글 나눔과 문화교류 관련 업무협약을 28일 체결했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김한란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이사장(사진 왼쪽)과 박덕규 케이시시정공대표(오른쪽)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의 바우바우한글학당에서 무문자족인 찌아찌아족에 한글 나눔과 문화교류 관련 업무협약을 28일 체결했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집현전학사 박팽년의 18대손... 한글 세계화 기여 보람

사재 털어 통 큰 기부와 동시에 한국에서 일자리도 제안

[SRT(에스알 타임스) 조인숙 기자] 사단법인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이사장 김한란)는 케이시시정공(주)(대표 박덕규)과 인도네시아 무문자족인 찌아찌아족에 한글나눔과 문화교류에 관한 업무협약을 28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에 위치한 바우바우한글학당(학당장 정덕영)에서 실시한 업무협약식에서 박덕규 대표는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에 사재를 털어 통 큰 기부를 함과 동시에,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찌아찌아족 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격려했다.  

1992년 설립된   케이시시정공은 국내 80% 이상이 수입으로 의존하고 있는 유공압실린더, 공압솔레노이드 밸브, 청정화기기 등 자동화에 들어가는 유갑기기 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자체 기술력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연구 개발해 출시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박덕규 대표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에 깊이 관여한 집현전 학자이자 사육신인 충정공 박팽년의 18대손이다. 박 대표는 우수한 한글에 대한 사랑과 세계화에 관심을 갖던 중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가 인도네시아 소수부족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전파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업무협약과 함께 거금을 기부했다.                 

김한란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이사장은“인도네시아 무문자족인 찌아찌아족에게 한글 교육은 물론 한국어 교육과 한류문화 전파 등의 사업을 14년째 진행하고 있지만 매년 자금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는데 마침 케이시시정공과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박덕규 대표가 사재를 털어 흔쾌히 거액을 기부하여 큰 도움이 되었다”며 “집현전 학사이자 사육신인 박팽년의 한글사랑이 시대를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케이시시 박덕규 대표는 "저희 할아버지는 600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저기 보이는 교실 이름이 '박팽년실' 이라고 씌어진 것처럼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계신다. 할아버지와 함께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은 한글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나라의 백성들이 한글을 쉽게 익혀서 매일 사용하며 편안하게 할 것” 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

박 대표는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불과 7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기적을 일군 나라로, 그 바탕에는 쓰기 쉽고 배우기 쉬운 한글이라는 문자가 크게 기여했으며, 집현전 학사의 후손으로서 한글의 세계화에 도움이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한글을 사용하는 찌아찌아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한글에 대한 학습동기를 부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를 통해 케이시시정공이 가진 기술들이 인도네시아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고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도 더욱 우호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학교에서 배운 학생들이 한국으로 진출해 학문을 배우고 기술을 익히는 자랑스런 모습을 기대하고 인도네시아가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가는데 공헌하기 바란다. 한글과 한국어는 그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며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와 함께 여러분 뒤에서 힘차게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찌아찌아족 한글나눔 사업이 14여 동안 이어져 왔다는 것은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우며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의 장점이 확인된 것이며,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보전해 온 우리의 경험을 다른 언어권과 나누게 된 최초의 소중한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찌아찌아문화교류협회는  바우바우시와 남부톤군 등 2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4개 초등학교와  1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및 보육원 등에서 약 500여명에 대해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2022년 8월에 준공한 한글학교에서도 30명씩 2개반을 운영하는 등 찌아찌아족은 물론이고 인근 부족들도 한글과 한국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문화교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한편  집현전 학자 박팽년은  조선 초기에 문종과 단종 양대에 걸쳐 세자교육을 담당했으며 세조가 집권 후 단종 복위운동에 가담하였다가 가문의 멸족을 당한 사육신 중의 한사람으로 당시 39세의 젊은 나이였다.  

1456년 삼족을 멸하는 환란을 겪으면서 박팽년의 둘째 아들 며느리인 성주 이씨(星州李氏)가 유복자인 상태에서 대구 관비가 되었고, 이후 아들을 낳으면 죽이고 딸을 낳으면 관비로 하라는 명이 있었지만 아들을 해산하자 마침 여종이 딸을 출산하여 서로 아들과 딸을 바꾸어 숨어 길러 구사일생으로 죽임을 면하였다. 사육신 중 유일하게 기적같이 살아남은 혈육을 통해 순천 박씨(順天朴氏)인 그 후손들이 대구시 달성군 묘골에 집성촌을 이루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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