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조인숙 기자] 아직도 이런 기업이  있다니!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던킨도너츠, 쉐이크쉑, 베스킨라빈스, 그릭슈바인, 샤니, 삼립 등의 프랜차이즈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SPC그룹(회장 허영인)를 두고 하는 말이다.

▲ 허영인 SPC그룹회장 ⓒ SR타임스
▲ 허영인 SPC그룹회장 ⓒ SR타임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국에 비상이 걸렸고, 축산 농가가 절망에 빠져 있는 이 때, 자신들만 이익을 보겠다고 ‘계란 사재기’를 하다가 들통이 났다. 국내 매출 1위 제빵업체가 치졸하고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망각한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AI가 전국을 확대돼 그 여파로 계란 품귀현상이 일어난 19일 SPC는 이틀간 대형마트 등에서 계란 500판을 사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마트들이 ‘1인 1판’으로 판매를 제한하자, 직원들을 동원해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SPC 직원들은 각자 계란을 사서 수집 장소에 가져갔고, 구매담당자가 영수증을 받은 뒤 총무팀에서 대금을 정산해주는 방법을 이용했다.

더욱 국민들을 화나게 만든 것은 거짓말이었다. SPC 측은 “일부 부서 직원들이 계란 품귀를 걱정해 애사심에서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으나, 21일 SBS에 의해 ‘전사 계란 수급 캠페인’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거짓임이 들통 났다. 문건을 보면 회사 차원에서 전 직원들에게 계란을 사오도록 지시한 것이 나와 있다.

“계란 수급을 위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아래와 같이 캠페인을 시행하고자 하니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한다” 며 구체적으로 포장 규격과 품질 규격, 구입처, 결제 방법, 수집 장소, 수집 시간 등을 명시했다. 또 포장된 30구들이 달걀 한 판을 우선 사되, 없을 때는 15구들이를 사라는 구체적 지침까지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SPC는 “회사가 사용하는 계란이 하루 8만 판으로 이는 극히 일부”라면서“구매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사재기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반나절만인 19일 오전에 중단시켰다”는 군색한 변명을 했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22일 입장자료를 통해 SPC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연합회는 “조직적으로 계란 사재기에 나선 SPC그룹의 충격적 행태를 보면 대체 대기업들의 탐욕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품게 만든다” 면서 “계란 품귀 사태로 피해를 입고 고통스러운 것은 전 국민이 겪고 있는 일인데도, 하다하다 자기네들만 살겠다는 SPC의 행태는 화려하게 포장된 유통 대기업의 '치졸함의 극'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어디 소상공인들 뿐이겠는가. 국민들 역시 지금껏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골목상권과 동네빵집을 무너뜨린 SPC그룹의 치졸한 계란 사재기에 대해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