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영수증 만지면 환경호르몬 체내농도 2배"
[SR(에스알)타임스 신숙희 기자]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면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PA는 인체에 들어가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중 하나로 마트 영수증, 대기표 등에 쓰이는 '감열지'(感熱紙)에 이 성분이 사용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은 마트에서 일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영수증(감열지) 취급에 따른 소변 내 비스페놀A 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계산원들이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이틀 연속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와 같은 기간 장갑을 끼고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비스페놀A 소변농도를 비교했다.
결과를 보니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때의 비스페놀A 농도는 업무 전 0.51, 업무 후 0.47로 비슷했다.
반면 업무 중에 맨손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는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ng/㎖)가 0.92로 업무 전(0.45)보다 무려 2.04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최 교수는 "영수증을 직업적으로 취급하는 계산원이 장갑만 착용해도 BPA 노출을 거의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비스페놀A의 위해성 논란 이후 등장한 BPS 영수증에 대해서도 연구팀은 BPA가 아니더라도 비스페놀 계열의 영수증은 비슷한 수준의 위해성이 검출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문제는 BPA 성분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인체에 대한 위해성을 줄이기 힘들다"며 "요즘은 스마트폰이 영수증을 대체하는 추세인 만큼 가급적이면 물건을 산 다음에 종이 영수증을 받지 말고, 불가피하게 받더라도 바로 폐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스페놀A와 당뇨병의 상관성도 관찰됐다. 영수증에 노출된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은 계산원은 공복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