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 LG화학 홈페이지 캡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 LG화학 홈페이지 캡처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LG그룹이 밸류업(주가 부양)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계열사 LG화학의 주가 상승 여부가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한때 배터리 관련주로 시장에 큰 주목을 받았으나 자회사 물적 분할과 배터리, 석화(석유화학) 부문의 불황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지주사 LG가 계열사인 LG화학과 LG전자 주식을 총 5,000억원 규모를 취득한다는 공시를 내면서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업계는 아직 LG화학의 주가가 반등 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한다. 현재 저평가 구간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가치하락과 배터리 업종의 불황으로 인해 당분간 주가 상승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왔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LG그룹 지주사 LG는 공시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LG전자 주식(약 203만주)과 3,000억원 규모의 LG화학 주식(약 96만주)을 2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방식으로 취득한다”고 밝혔다. 

장내매수는 11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LG가 주식 매입을 완료하면 LG전자 지분율은 종전 30.47%에서 약 31.59%로, LG화학 지분율은 30.06%에서 약 31.29%로 늘어나게 된다.

LG는 “이번 지분 확대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와 ㈜LG의 수익구조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G는 최근 취득 완료한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이사회에서 논의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다.

지주사 LG의 지분 취득으로 주력 자회사 LG화학의 주가 반등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실제 그룹 오너 혹은 지주사가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하면 주가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전지구적 감염확산) 당시 현대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지분(58만1,300주)를 매입했다. 정 회장이 지분을 사들일 당시 현대차 주식 매입가는 6만9,793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66.08%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때문에 지주사 LG의 지분 취득은 LG화학의 주가가 바닥을 다진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LG화학의 주가(지난달 30일 기준)는 32만1,500원으로 연초 대비 약 34.85% 하락했다. 

증권가는 LG화학의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반신반의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5배로, 코로나19 당시 저점인 0.96배를 밑돌고 있다”며 “현재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LG화학이 3분기 매출 12조6,000억원, 영업이익 6,71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학 부문은 소폭 흑자로 횡보하는 가운데 양극재와 배터리 부문 이익 회복이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LG화학의 주가가 아직 반등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가치 할인율을 상향해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며 LG화학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생명과학 부문 일회성 이익 제거로 LG화학 영업이익 상승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LG화학은 2024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50조8,501억원, 영업이익 2조 56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7.96%, 영업이익은 18.68% 줄어드는 것이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양극재 및 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예상되고, 출하량 역시 단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40만5,000원으로 내렸다. 그는 “배터리 업황의 부진은 올해 지속될 전망”이라며 “기존 예상 대비 실적 개선의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흑자전환을 한 석유화학 부문에 대해서도 “업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면서 “아직 이익 눈높이의 하향 조정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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