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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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건전성 ‘경고음’

iM·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등 연체율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지방은행이 올해 상반기 상·매각한 부실채권 규모가 80% 이상 급증했다. 이른바 ‘부실여신 늪’에 빠진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지역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폐업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건설·제조·유통기업이 갚지 못한 빚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후유증도 고스란히 부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iM(대구은행)·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상각하거나 매각한 부실 채권 규모는 9,80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5,322억원)보다 84.2% 늘어난 액수다. 올 1분기 3,763억원이던 상·매각 규모는 2분기 6,041억원으로 60.5% 증가했다.

은행은 대출 채권이 부실화할 경우, 3개월 이상 연체(고정이하여신)돼 회수 가능성이 적은 채권에 대해 장부에서 지우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상·매각 때 해당 대출 채권은 자산에서 제외돼 은행의 자산은 감소하지만,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개선된다.

은행별로 보면, 경남은행의 처분 규모가 눈에 띈다. 경남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2,468억원을 상·매각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2,523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를 나타냈다. 총자산이 약 20조원 더 큰 iM뱅크(2,267억원)보다 더 많이 처분한 것이다. 전북은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난 1,426억원을 처리했다. 광주은행은 1,120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 여전한 고금리, 치솟는 연체율 ‘빨간불’

1조원 가까운 상·매각 규모에도 지방은행의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악화하고 있다.

조사대상 지방은행의 올해 2분기 평균 연체율은 0.68%로 작년 4분기(0.63%)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전북은행이 0.95%로 연체율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iM뱅크(0.71%) 부산은행(0.67%), 광주은행(0.63%) 경남은행(0.45%) 순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0.28%)의 두 배를 웃돈다.

문제는 향후 금리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시장금리 역시 연동해 움직인다. 현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유지될 경우 대출금리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개연성이 크고, 취약차주에 의한 지방은행 여신 건전성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미국 경기가 냉각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제기된 미 중앙은행(Fed)의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노동시장도 여전히 경직돼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관망모드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12차례 연속 동결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 속에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하나같이 치솟고 있다”며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더불어 은행 역시 대출 심사에 있어 (우량 차주 중심으로) 보다 엄격한 잣대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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