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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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고금리, 공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벌써 20곳의 건설사가 폐업을 신고했다. 이는 작년 연간 부도 업체 수(21곳)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는 주택 경기의 회복과 공사에 필요한 자재·인건비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다 신규 발주 물량도 넉넉지 않아 이같은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2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해 금융결제원이 공시한 당좌거래 정지 건설업체(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누적 20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의 부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해 1~7월 9곳이 부도가 난 데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지난해 1년간 부도 업체 수(21곳)와도 비슷하다.

면허별로 부도 업체 수는 종합 건설사가 7곳, 전문 건설사 13곳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5곳 ▲광주 2곳▲경기 2곳 ▲서울 1곳 등이다.

업계는 수도권 대비 지방지역 사업장과 지역 건설사가 수익성이 낮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 규모도 비교적 적어 유지에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폐업 건설사도 늘었다. 올해 6월까지 누적된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24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73건) 대비 38.7%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도 1,021건에서 1,088건으로 6.5%(67건) 증가했다.

신규로 문을 연 종합건설사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사업의 전반적인 관리와 계획도 함께 담당할 수 있는 종합건설사가 공사 종류에 따른 전문 공사를 수주해 운영하는 전문건설사 보다 부도·폐업이 많은 가운데 신규 등록도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6월까지 집계된 전문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2,512건에서 올해 2,738건으로 8.9%(226건)으로 늘어난 반면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지난해 551건이었던 데 비해 올해 56.8%(313건)가 줄어든 238건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경기 상황에 따른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건설사의 부도·폐업이 늘고 또 다른 사업장과 지역으로 여파가 옮겨가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건설시장 자체에서 전반적인 발주 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데다 복합적으로 금리, 인건비, 자재비 등 부정적 상황이 작용하면서 사업 착수도 어렵다. 지방지역은 특히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떨어진 수익성을 고려하면 건설사 입장에선 신규수주가 늘어야하는데 사업 착수와 신규 입찰도 소극적으로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건설사 부도·폐업 등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선임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인데 정부도 이를 위해 공사비 현실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사비 현실화와 이를 위한 계약기준 마련, 예산 편성 제도와 사업방식 재정비 등 제도 수립을 거쳐 시장 반영 및 시행까지도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라며 “대책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도 지켜봐야할 문제지만 이같은 행정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금과 같은 업계 어려움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영업이익률이 대형사의 경우 6%대가 나오기도 한다지만 실질적으로 대부분 건설사가 2~4%”라며 “정부가 조기발주를 통해 건설 시장에 숨통을 틔워준다고 해도 현재는 상징성이 있는 사업들 조차도 유찰을 거듭하고 있기에 이 건설업황의 개선과 건설업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 마련으로 이어지기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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