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올해 상반기 공사비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건설사의 수익성 악화로 정비사업 경쟁입찰과 수주 소식이 잠잠했다. 반면 하반기 들어 서울 강남과 용산, 서초 등 핵심지역에서 경쟁입찰이 예고된 데다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건설사가 나오는 등 상반기에 비해 정비사업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기준 정비사업 수주금액 대부분을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채웠다. 상반기 시평 상위 10개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금액은 총 9조7,228억원이었는데 포스코이앤씨(3조5,525억원)와 현대건설(3조3,060억원)이 수주한 금액이 70.5%(6조8,585억원)다.
과거 상반기를 기점으로 ‘1조 클럽’ 가입 등 1조원 이상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한 건설사 소식이 잇달았다. 하지만 올해는 시평 상위 10개사 중 4개사의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가 없는 등 적극도가 낮아진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공사비 상승, 고금리 등으로 서울 주요 지역 사업장에서도 수익성 보장이 쉽지 않고 경쟁입찰을 통한 수주전이 벌어질 경우 마케팅·인건비가 증가하는 만큼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따진 선별수주, 수의계약을 통한 안정적 시공계약이 대부분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하반기 접어들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경쟁입찰이 예고되고 잇고 상반기 동안 수주를 기록하지 못했던 대형건설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강남구 도곡동 일원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도곡개포한신 재건축)은 지난 1일 두번째 입찰을 진행한 결과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참여하면서 경쟁입찰이 성립됐다. 올해 4월 입찰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조합은 오는 8월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공사비는 약 4,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을 통해 3만4,299㎡ 면적에 최고 35층 816가구 단지가 건립될 전망이다.
서초구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 정비사업(방배7구역)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방배7구역은 지난 2일 SK에코플랜트와 두산건설로부터 입찰 참여의향서를 받았다. 방배 7구역은 1만4,349㎡ 면적에 지상 19층 316가구 단지를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가구수가 적지만 인근 방배로를 사이에 두고 내방역 7호선과 방배역 2호선이 가까운 사업지다.
하반기에 들어 정비사업 마수걸이에 성공한 건설사도 나왔다.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신반포16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신반포16차)과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6일 서초구 잠원동 일대에 위치한 신반포16차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1만2,977㎡ 부지에 지상 34층 4개동 468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2,469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6차 조합에 '신반포 써밋 라피움'이라는 단지명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6차를 시작으로 개포주공5단지, 성산 모아타운 1구역 등 수주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같은날 DL이앤씨도 잠실우성4차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3,817억원이며 이 사업은 재건축을 통해 지상 32층 9개동, 825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2030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압구정, 한남 등 서울 핵심입지 정비사업지에서 미뤘던 시공사 선정을 하반기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도 사업성을 중심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한편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설 계획"이리고 말했다.
반면 수주 적극도와 실적 증대 등 정비사업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건설사 또다른 관계자는 "연초 시작해 상반기 동안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유찰, 재입찰을 진행한 사업지의 경우 단독 참여했던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시기가 되면서 시공사 선정 소식이 겹쳤을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 정비사업 조합과 시행·시공사 등 사업 추진체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해 사업 추진 속도를 내는데 일조할 수 있겠으나 그 외 공사비, 인건비 등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 성립되지 않아 당장 오는 하반기 정비사업 활성화를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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