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각사
▲(왼쪽부터)김형근 SK에코플랜트 대표, 서영재 DL이앤씨 대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 ⓒ각사

SK에코플랜트 등 '재무통' 대표 선임...리스크 관리 초점 인사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국내 건설산업이 3고(금리·물가·환율), 3저(생산성·기술·수익), 3불(부정·불신·부실) 등 위기에 봉착하자 건설사들이 경영전략과 재무 능력 중심의 대표 선임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 불황으로 건설사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금융 감각이 뛰어난 재무통 대표를 선임해 원가율 개선과 부채비율 감축 등을 목표로 재무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1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형근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임시주총 직후 김 사장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 대표는 SK그룹 내에서 전략 및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역량과 재무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인물로 꼽힌다. 환경·에너지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 전환에 성공한 SK에코플랜트의 안정적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 설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SK이노베이션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했다.

이어 2016년 SK 재무1실장을 역임했고 2020년에는 SK에어가스 대표를 맡았다. 이후 2021년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부문장, 2023년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5월23일 SK에코플랜트 사장으로 내정됐다.

업계는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만큼 김 대표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도 지난 5월 주주총회를 거쳐 서영재 대표를 선임했다. DL이앤씨가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은 2021년 기업 분할 이후 처음이다. 서 대표 또한 LG전자에서 신사업 발굴과 전략기획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서 대표는 1967년생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LG전자에 입사해 2006년 HE사업본부 스마트사업담당 상무, 2014년 LG전자 MC사업본부 IPD사업담당 상무를 맡았다. 2019년엔 CSO부문 비즈인큐베이션센터장 전무를 거쳐 BS사업본부 IT사업부장을 지냈다. 비즈인큐베이션센터는 LG전자의 신사업 발굴 조직이다.

최근 건설업계가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업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만큼 서  대표를 통해 DL이앤씨도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과 소형모듈원전(SMR),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을 발굴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에선 지난 2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전 대표는 포스코에서 전략기획본부장 및 전략기획 총괄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통이다. 2018년부터 5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이어 2016년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2017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2018년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았다. 2019년 포스코전략기획본부장에 이어 2020년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겸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역임했다. 2021년엔 포스코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으며 2022년 포스코홀딩스경영전략팀장 대표이사에서 2023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와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을 지냈다.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신규 수주만 약 3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수주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전 대표 취임으로 공격적 수주와 외연 확장 보다 내실 위주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좋을 때는 R&D, 신규투자, 외형확장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엔 손해를 보지 않고 기존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방안을 고안해 가는 것이 보통"이라며 "건설산업은 수주 위주의 산업이기 때문에 원가율 개선과 안정적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경영전략과 재무 관리에 역량을 보유한 경영인 입지가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은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그룹 차원에서도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춘 인사를 단행하는 모습"이라며 "과거의 전통적인 건설업 경영에서 탈피해 친환경·에너지 측면의 이미지와 경쟁력 강화도 필요한 시기인 만큼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을 가진 경영인 구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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