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보험지수, 연초 이후 하락 지속…유일한 마이너스

삼성·DB·메리츠·현대·한화 등 배당 여력 축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보험사 주가가 금융주 가운데 연초 대비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도입 탓에 배당 여력이 축소되면서 고배당주로써의 매력이 반감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일까지 KRX 보험지수는 -3.70% 하락해 전체 지수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 은행과 KRX300 금융은 각각 0.50%, 0.54%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 증권은 5.27%의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91% 상승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의 순이익 합산액은 6조5,8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주가 흐름은 실적과 동떨어진 모습을 나타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각각 올 들어 8%대, 4%대 하락세다. 생명보험사도 동일하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순이익 합산액은 3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가는 10% 가까이 하락했다.

◆ 배당여력 악화…돌아선 ‘투심’

보험사들이 배당금 지급 자체를 축소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에 보험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주가하락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들이 호실적에도 배당금을 지급을 축소한 것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와 연관이 깊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 IFRS17은 보험사 회계 계정과목에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뒀다. 해약환급금(원가 부채 기준) 부족액만큼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커지면 보험사의 배당재원은 줄어드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에 따른 준비금 적립에 차등을 두도록 했다. 킥스비율이 200%를 웃돌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률을 현행 대비 80%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FRS17 도입 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증가 폭이 더 커 주주 배당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킥스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실질적으로 수혜를 보는 보험사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킥스비율을 살펴보면 배당을 결정한 삼성화재(265.0%)와 DB손보(201.5%) 외에는 200%를 넘는 곳이 없다. 킥스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지면서 보험사들 입장에선 해약환급금을 더 쌓아야 한다. 올해 들어 자본확충을 위해서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주는 (상장 보험사의) 실적이 좋더라도 자본 여력을 살펴봐야 한다”며 “은행·증권주 대비 배당 불확실성이 크고, 시총 상위 은행주들이 분기 배당 체제를 가져가면서 보험주의 배당 매력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의 순자산 기준으로 산출한 배당가능이익 역시 축소된 상황이고 업황 부진 속에서 변동성이 완화되는 정도에 따라 개별 보험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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