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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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현대해상·KB손보 등…오는 3월, 2조 확충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여파…“건전성 비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오는 3월 최대 2조원 이상의 자본성 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금리 하락에 따른 선제적 움직임이다. 특히 회계제도 변경 여파로 건전성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높은 금리로 발행해 작년의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경영 효율성 측면을 고려하는 ‘투 트랙’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 26일 신종자본증권 3,00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현대해상도 다음 달 최대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KB손해보험은 역시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고 NH손해보험은 같은 달 2,000억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이다.

◆ 한은 금통위, ‘베이비컷’…보험사 자본확충 부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이 같은 영향에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 발행을 늘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0월부터 2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올해 1월 동결로 한 차례 속도를 조절했으나 또다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가 2%대로 진입한 것은 2022년 10월(2.50%) 이후 2년 4개월여만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낸다. 이럴 경우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킥스)비율도 영향을 받는다. 킥스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의 현재 가치는 증가하지만 부채의 만기가 더 길어, 결과적으로 부채 증가로 가용자본이 줄어들고 요구자본은 늘어나 킥스가 하락한다.

실제 보험사별 킥스 비율을 보면, 삼성생명은 전년 말 대비 39%포인트 하락했으며 KB라이프는 64.5%포인트, NH농협손해보험은 141%포인트 하락했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를 넘어서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요구자본이 늘어나면 킥스의 경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낼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은 기본적으로 보험사의 역마진 구조를 고착화 시킬 수 있다”며 “대형 생명보험사의 경우 과거 고금리 저축성 상품 판매를 늘렸는데 해약이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시장금리가 내린 상황에서) 높은 금리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에 역마진 현상이 짙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진 상황인 점, 건전성 지표인 킥스를 관리해야 하는 점 등으로 (이자 부담이 크지만) 자본성 증권 발행은 지속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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