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배당 결정…“주가 부양 고심”
밸류업 안 먹히는 ‘보험주’…등락률 ‘마이너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배당금 지급 자체를 축소하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자본 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준비금'은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부채 계정, 돌려줘야 할 보험금)가 해약환급금보다 작아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해 그 차액을 쌓도록 한 것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자본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이하 킥스) 비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만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을 덜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 중 배당을 결정한 곳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3곳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생명은 8,080억원(주당 4,500원), 삼성화재는 8,077억원(주당 1만9,000원), DB손해보험은 4,083억원(주당 6,800원)으로 배당금 지급 규모를 결정했다. 나머지 8곳의 보험사는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손해보험사 중 한 곳인 현대해상은 2003년도 이후 이어온 배당을 하지 않는다.
◆ 자본확충 부담…배당 여력 축소
보험사들이 호실적에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은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와 연관이 깊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한 IFRS17은 보험사 회계 계정과목에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뒀다. 해약환급금(원가 부채 기준) 부족액만큼 적립하도록 한 것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커지면 보험사의 배당재원은 줄어드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킥스비율에 따른 준비금 적립에 차등을 두도록 했다. 킥스비율이 200%를 웃돌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률을 현행 대비 80%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IFRS17 도입 후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해약환급금 준비금 증가 폭이 더 커 주주 배당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킥스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실질적으로 수혜를 보는 보험사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4분기 킥스비율을 살펴보면 배당을 결정한 삼성화재(265.0%)와 DB손보(201.5%) 외에는 200%를 넘는 곳이 없다. 킥스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지면서 보험사들 입장에선 해약환급금을 더 쌓아야 한다. 올해 들어 자본확충을 위해서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인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킥스비율이 하락하고 있는데, 연장선상에서 쌓아야 할 준비금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며 “전년의 경우 배당을 중단했던 한화생명과 동양생명도 배당을 재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에 대한 (금융당국 차원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보험주의 등락률이 밸류업 국면에서도 은행과 증권주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킥스 하락 등으로)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배당을 못하면서 (보험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을 고려해 각사가 전략적인 자구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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