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IT)업계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기존에 활발하게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개하던 통신사를 비롯해 토종 IT기업, 시스템 통합(SI) 기업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속 연산이 지속적으로 요구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미래 클라우드와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편집자주>
이통3사 등 대규모 투자 잇따라…클라우드 시장 선점 경쟁
'분산법' 시행 등 정부 규제 속 기업 대안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IT, SI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들이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반 데이터센터는 웹 호스팅,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용 소프트웨어 실행 등을 지원하는 범용 연산(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전용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통신업계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AI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통신사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AI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 AI 데이터 센터 구축 활발…문제는 정부와의 ‘엇박자’

지난해 8월 백석 AI 데이터센터를 개관한 KT는 데이터센터 14개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올해 안에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와 경북에 AI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KT의 클라우드 서비스 자회사 KT클라우드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데 GPU를 필요로 하는 기업 수요에 맞춰 맞춤형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30일 가산디지털단지에 AI 데이터센터 문을 열고,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구독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사업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12월에 오픈한 가산디지털단지 AI 데이터센터까지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가산 AI 데이터센터는 랙당 전력밀도가 국내 최고 수준인 44KW로 국내 데이터센터 랙 당 평균 전력밀도인 4.8KW의 약 9배에 달하는 등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데이터 코로케이션은 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의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관리·운영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데이터센터 7개를 보유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월 경기도 파주시에 축구장 9개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혔고, 현재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다수의 AI 데이터센터가 공사 추진 중 지역주민 반대로 마찰을 빚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데이터센터 착공지 인근 거주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 피해를 우려해 반대 집회 등이 지속되고 있다.
LG CNS는 지난 2022년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일대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했으나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사업이 철회됐다. 주민들이 데이터 센터가 들어설 경우 유해전자파가 다량 발생해 주민들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업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역시 지난해 1월 경기도 안양에 1만2,00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했으나 부지가 인근 주민들 거주지와 너무 가까웠던 탓에 역시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IDC 데이터센터는 데이터 관리가 주된 업무이기 때문에 서울 근교에 있는 것이 관리가 용이한 상황”이라며 “인근 주민들이 전자파 등의 악영향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대부분 검증되지 않는 피해 사례로 밝혀지고 있는 만큼 지역 이기주의(님비)의 한 발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HN클라우드는 2023년 10월부터 광주광역시에 AI 특화 데이터센터 ‘NHN클라우드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이하 국가 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 사업’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돼 국가 AI데이터센터 조성에 돌입한 바 있다. 올해부터 데이터센터 일정 부분을 민간 기업에 할당할 수 있게 돼 단순 인프라 및 GPU 임대에 그치는 게 아닌 자체 클라우드 솔루션을 함께 운영, 제공해 고객들의 편의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SDS는 국내에 지은 5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동탄 데이터센터 전체를 GPU로 무장하고 AI 서비스에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지원하는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GPUaaS를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립 목적으로 삼성전자의 구미1사업장 부지를 21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삼성SDS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AI 수요 확산에 대응하고 사업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액침냉각 기술 연구과제를 수행 중이며, 데이터센터를 가상으로 구현해 장비 과열 등을 실시간 관리·감독하는 디지털트윈 기술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의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추진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걸림돌이다. 앞서 정부와 국회는 지난 2023년 6월 장거리 송전망 중심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하도록 유도하고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하 분산법)'을 제정했다. 분산법은 수도권에 70% 이상 집중된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를 수도권 외 지역에 개발을 장려하는 법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데이터센터 신규 인허가 건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향후 수도권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국내 수도권 데이터센터 신규 인허가는 7건에 달했던 반면 2024년 상반기 신규 허가를 취득한 데이터센터 사업은 메이플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유일했다. 지속되는 민원이슈로 인한 착공지연 또한 데이터센터 공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수도권 선호현상 뚜렷…소규모 데이터센터 등 대안 될 듯
전력제한 및 민원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도권에 공급완료된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상당히 올라갈 전망이다.
다만 데이터센터와 고객 간의 물리적거리가 멀수록 전송지연이 증가하고, 숙련된 데이터센터 관련 인력을 활용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가지 자금 및 인프라적 요인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수요자들의 수도권 선호현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소규모 데이터센터 건립과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수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연구원은 "지난 6월 정부의 분산법 시행에 따라 도심에서는10MW 미만의 소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유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연구원은 “전력 인프라 혹은 인허가 조건이 이미 충족된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설립 방안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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