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디플’ 이어 티빙 검토 중…“소비자 반발 불가피 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OTT 업계가 수익성 제고 전략을 꾀하고 있다. 요금제 인상은 물론 이용자들이 구독료 부담을 덜기 위해 계정 공유를 하던 방법을 단속하고 비용 부과하기에 나섰다. 국내 OTT 업계에서는 기존 이용자 이탈 우려로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 확대를 위해 이 같은 정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이용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티빙의 계정 공유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넷플릭스가 전 세계적으로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서 가입자가 15~20% 늘었다"며 "티빙은 아직 관련 정책을 시행한 바 없지만 추가 트래픽과 수익화를 위해 이 부분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월 9,500원의 가장 저렴한 '베이직 멤버십' 판매를 중단하고 1만3,500원짜리 요금제를 신설한 데 이어, 한 가구 내 함께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 공유 시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하게 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물리적으로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 넷플릭스 시청이 가능하며 가족이더라도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요금제 인상과 계정 공유 단속, 광고요금제 도입 등으로 올 3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전분기 대비 500만명 이상 증가했으며 분기 매출도 15% 성장했다. 넷플릭스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가격 인상과 함께 연말에는 브라질 내 저가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며 이 같은 정책을 지속 이어갈 방침이다.
디즈니플러스도 최근 가격 인상과 함께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섰다. 이용자가 설정한 거주지에 살지 않는 사람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계정에 추가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는 식이다.
OTT 업계로는 최근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자체 콘텐츠 제작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해 요금 인상과 유료 계정 정책 도입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는 투입 비용 대비 성공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안정적인 스포츠 콘텐츠나 이용자로부터 수익성을 꾀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티빙은 이번 3분기 KBO 프로야구 흥행으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5.6% 늘어난 1,21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도 71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00억원 이하로 감소했다.
최 대표는 "야구 시즌이 끝나고 티빙 트래픽 추이는 경기가 있던 날 대비 5~10% 줄었는데 이는 시즌 중 야구 경기가 없던 월요일과 동일하다"며 "야구 중계를 하지 않던 연초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이기에 이대로라면 올해 중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티빙이 국내 업계 처음으로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언급하면서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 타 OTT에서도 해당 정책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용자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등 통신사 할인으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독할 방법을 강구하는 상황에서 공유 계정마저 유료로 전환된다면 소비자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내 OTT 업계 내 계정 공유 단속이 본격화되면 이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계정 공유 제한 시 해당 OTT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용자가 63.7%에 달했다. 공유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25.5%로, 평균 4,877원을 추가적으로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비용의 경우 인건비 증가, 출연료, 기술 비용 등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제작비가 늘어난다고 해서 방송에 광고비를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용 요금을 인상하거나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티빙도 해당 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일 것"이라며 "글로벌적으로 광고와 요금 인상, 스포츠 중계같은 트렌드가 이어지다보니 다양한 전략을 검토중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