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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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기예금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 만기보다 ↑…“고객 수요·만기분산 목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저축은행들의 예금 상품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정기예금 상품의 6개월 만기 이자가 1년 만기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 통상적으로 정기예금은 만기가 길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금융권은 단기 예금에 고객수요가 커진 탓이라면서도 저축은행들이 충성고객을 잡기 위해 단기 상품에 고금리를 부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일시에 자금이 빠져 나가는데 1년 미만의 상품에 고금리를 부여하면서 풀(full)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업권에서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 만기보다 높은 정기예금 상품은 2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에는 6개월 만기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이 24개였다. 

대표적으로 이날 기준 OSB저축은행의 ‘인터넷정기예금’은 6개월 만기 금리가 4.1%로 1년 만기(3.5%) 대비 0.6%포인트 높다. HB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역시 12개월 만기 3.5% 금리를 제공하지만 6개월 만기로는 0.5%포인트 더 높은 4.0%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7월 말부터 지속됐다. 7월 말 기준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3.10%, 1년 만기는 3.65%로 격차가 0.55%포인트였으나 이날에는 6개월 만기 3.23%, 1년 만기가 3.60%로 금리 차가 0.37%포인트로 축소됐다.  

저축은행이 6개월 금리를 높이는 이유는 단기 상품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단기 상품의 매력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금을 잠시 묶어두려는 의도로 파킹통장이나 3·6개월 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에 돈을 묶어두는 예금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예금상품의 만기를 분산하려는 목적도 있다. 저축은행은 상품군이 다양한 은행과 달리 정기예금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한다. 정기예금 만기가 한꺼번에 도래하면 갑작스럽게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를 막고자 예금 금리를 높이면 수익성이 악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때문에 만기가 짧은 상품에 예금자를 이동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회전식 정기예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만기 분산에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회전식 정기예금은 3·6개월 등의 단위로 금리가 바뀌며 매달 혹은 금리 변동 주기에 따라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코인, 주식, 주택청약 등 투자처가 늘었고 1년 이상 장기간으로 돈을 묶어두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수요를 잡아두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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